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22일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과 관련해 “연임을 위한 포석 아닌가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두고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공개 반발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JTBC ‘이가혁 라이브’에 출연해 “누가 이익을 얻나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합당 제안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오늘 아침 (정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이라며 “너무 큰 스트레스를 한 번에 받았다. 이 당이 정 대표 개인의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전당원대회를 열어 (합당 의사를) 직접 물어보고 진퇴를 묻는 것이 맞다”며 “재신임을 묻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정 대표가) 당원 주권주의라 하지 않았나. 당원 의견 수렴도 없었고, 최고위원들은 당원을 대변해 선출한 사람인데 일언반구 논의가 없었다”며 “일종의 날치기였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조국혁신당을 향해서도 “당내 연임 포석에 대한 여러 의구심이 있고 복잡한 문제가 있어 혁신당이 섣불리 끼는 건 그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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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구·황명선·이언주 최고위원 “기자회견 20분전 회의”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했다. 이후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이 공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지도부 내부 반발이 잇따랐고, 소속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불과 20분 앞두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 과정에서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합당 제안과 관련한 사전 설명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당대표는 본인의 결단이라고 했지만 그 결단에 이르기까지 지도부 논의 과정은 전혀 없었다”며 “당의 중차대한 결정에 최고위원인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에 낭패감을 넘어 무력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최고위원들마저 오늘 아침 갑작스레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통합 소식을 처음 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추진 과정의 문제가 드러난다”며 “당원주권시대에는 합당도 ‘민자당식 깜짝쇼’가 아니라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와 검증을 거쳐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김용민 의원은 “당의 운명을 결정할 합당이라는 중대 의사결정을 사전 논의나 공감대 형성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대표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장철민 의원 역시 “최고위원들도 기자회견 20분 전에 알았고, 국회의원들도 뉴스를 보고서야 합당 추진을 알았다”며 “당의 운명을 이렇게 깜짝쇼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준호 의원은 “합당은 당원에게 충분한 설명, 숙의 과정과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이날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예정했던 전현희 의원은 일정을 미루고 “진정한 당원주권정당이라면 합당은 당원들의 의견수렴과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