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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美주주, 한국 상대 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 제출

중앙일보

2026.01.2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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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에 대한 조사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대전의 한 쿠팡 물류센터 주변이 긴장감이 돌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을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법무부가 22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미국 쿠팡사의 주주인 미국 국적 그린옥스와 알티미터 등은 오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를 대한민국 정부에 제출했다”고 했다. 중재의향서는 ‘중재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상대 국가에 밝히기 위해 보내는 서면으로, 제출 후 90일이 지나면 정식으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중재의향서에서 “2025년 12월 1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 국회와 행정부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겨냥해 진상 조사 등 각종 행정처분과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했다.

이어 이같은 행위가 한미FTA상 ▶공정·공평 대우 의무 ▶내국민 대우 의무 ▶최혜국 대우 의무 ▶포괄적 보호 의무 ▶수용금지 의무 위반이며, 이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향후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합동 대응 체계를 수립해 중재의향서와 관련된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국민의 알 권리 및 절차적 투명성 제고를 위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ISDS란 투자 대상 국가의 조치로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을 상대로 중재를 신청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다. 중재의향서 제출 뒤 90일간의 냉각 기간을 거치면 청구인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등 중재 기관에 정식으로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 이후 중재기관이 중재판정부를 구성해 양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조사하고, 심리를 거쳐 최종 판정을 내리게 된다.

앞서 이들 투자사 2곳은 미국 정부에도 조사와 조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조치를 조사하고 관세 및 기타 제재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겨냥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USTR은 공식 조사에 착수할지를 결정하는 데 최대 45일이 걸린다. 조사가 시작되면 한국 상품·서비스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쿠팡에서는 지난해 약 3370만 건의 개인정보가 노출돼 정부와 전문가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11월 30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밝힌 뒤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약 27% 떨어졌다. 공시에 따르면 그린옥스 등은 14억 달러(약 2조 550억 원) 이상의 쿠팡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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