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뒤 동계올림픽 설상과 썰매 종목을 치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경기 환경은 70년 전 올림픽을 개최할 당시와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여파로 이전에 비해 춥지 않고, 적설량도 크게 줄었다.
가장 우려할 만한 변화는 기온 상승이다. 처음 올림픽을 치른 1956년과 비교하면 대회 기간인 2월의 평균 기온이 섭씨 3.6도 높아졌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미국 클라이밋센트럴에 따르면, 1956년부터 10년 간 이 지역 2월 평균 기온은 영하 7도 안팎을 유지했다. 2016년부터 2025년 사이엔 영하 2.7도까지 치솟았다. 영하권 기온을 유지한 날 또한 연간 41일이나 줄었다. 적설량 관련 지표도 비슷한 흐름이다. 코르티나 지역의 2월 평균 적설량(1971년~2019년 기준)은 이전과 견줘 15㎝나 줄었다.
비단 코르티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들도 추운 겨울이 짧아지고 눈이 예전만큼 자주 내리지 않아 관련 시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AP, CBC 등에 따르면, 기후 변화 영향으로 향후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도시가 급감하고, 심지어 개최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수준급 동계 스포츠 인프라를 갖춘 전세계 93개 산악 지역 중 오는 2050년을 기준으로 동계올림픽 개최에 적합한 조건을 유지하는 장소는 절반 수준인 52곳에 불과할 전망이다. 2080년에는 30곳으로 더 줄어든다. 이를 판단하는 기준점은 영하의 기온과 적설량 30㎝인데, 프랑스 샤모니와 러시아 소치도 2050년이 되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밴쿠버와 노르웨이 오슬로 또한 ‘위험’ 등급을 받았다.
동계올림픽 폐막 이후 3월에 열리는 패럴림픽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80년 개최 가능한 지역은 전 세계를 통틀어 4곳 정도에 불과할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특정 지역 순환 개최 또는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2년 올림픽을 치른 중국 베이징은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100% 인공 눈으로 대회를 치렀다. 이번 올림픽도 240만㎥ 가량의 인공 눈이 필요한데, 이를 만들려면 9억4600만L의 물이 필요하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38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동계올림픽이 물 부족 사태와 환경 파괴를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도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 경기가 열릴 리비뇨의 슬로프에 인공 눈이 대거 뿌려졌다. 설원을 고속으로 질주하는 알파인 종목 선수들은 천연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단한 인공 눈에서 넘어질 경우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어 노심초사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초대 동계올림픽이 열릴 당시엔 거의 모든 경기를 야외에서 치렀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스피드 스케이팅, 컬링 등의 종목들이 실내 링크로 옮겨졌다. 향후 ‘실내 경기’로 분류되는 종목의 수는 더욱 늘어날 수도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