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액을 연체한 적 있지만 이를 모두 갚은 개인과 개인사업자 약 293만 명이 ‘신용 사면’을 받았다. 하지만 전체 신용점수가 상향 평준화돼 변별력이 떨어지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과제가 남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5000만원 이하 금액을 연체한 이들 중 지난해 말까지 빚을 다 갚은 사람에 한해 신용회복 지원 조치를 시행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통 밀린 빚을 다 갚더라도 최장 5년간 금융거래 제한 등 불이익이 있지만, 이번 대상자는 바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조치로 총 292만8000명의 신용점수가 올랐다. 개인의 경우 평균 29점, 개인사업자는 45점씩 상승했다. 개인 중 20대 이하에서 신용점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개인사업자 가운데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신용이 회복되며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은 인원은 3만8000명, 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받은 경우도 11만6000명에 달했다. 대출 한도가 늘고, 금리도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신용회복 지원 방침을 발표한 뒤 약 35만1000명이 연체 채무를 상환했다”며 “채무 변제를 독려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신용회복 제도엔 명암이 있다.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대출 등을 실행할 때 변별력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연체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신용점수 400점 미만 차주 중 연체한 인원은 88만4401명으로, 1년 사이에 5만4320명(6.5%) 증가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저신용자의 신용카드 발급, 은행권 대출은 연체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업계에서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