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의 최대 쟁점인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해 연이틀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 입장에서 실용적이고 실효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하자는 주문이어서 공감할 대목이 적지 않다. 여당 일각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불가론을 외치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자 재차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형사사법 제도는 당리당략이나 특정 이념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이란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어제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 과제를 언급하면서 “어느 방안이 국민의 인권 보호와 실질적 권리 보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용적이고 실효적인 관점에서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인식의 연장선이다.
그제 이 대통령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지적하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현실을 두루 고려한 인식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검찰청을 해체하고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할 예정이다. 그런데 신설하는 공소청에 수사권을 줄지를 놓고 정부와 여당 사이에서 여전히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실제로 어제 민주당에선 검찰 개혁 관련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찬반 의견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과 같은 취지로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박지원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강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의 거듭된 당부가 여당의 강성 의원들에겐 온전히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보완수사권 대신 검사가 경찰에 부족한 수사의 보완을 요구하는 보완수사요구권으로 절충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아무런 견제장치가 없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만일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차일피일 미룰 경우엔 ‘수사 핑퐁’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권리 구제가 제때 안 되면 피해는 국민 몫이다.
굳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들지 않더라도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에서 권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 구제와 인권 보호가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 개혁을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 국민 삶을 개선하지 못하고 명분에 매달려 고통과 혼란만 가중하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검찰권 남용을 막을 장치는 필요하지만, 검찰 개혁 명분론에 빠진 일부 여당 의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정부와 여당 사이에서 소모적 논쟁과 혼선을 줄이고 국민의 관점에서 현실적 대안을 조속히 제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