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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럽, 미국 없었으면 독일어 썼을 것” 대놓고 조롱

중앙일보

2026.01.22 07:48 2026.01.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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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와 관련된 협상의 틀을 마련함에 따라 2월부터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 8개국에 부과하려던 관세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가진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 및 사실상 북극 지역 전체에 관한 미래 협상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해결책이 실현된다면 미국과 모든 나토 회원국에 매우 훌륭한 것이 될 것”이라며 “관세 부과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 등 유럽 8개국에 2월부터 10%, 6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는 또 “그린란드와 관련된 ‘골든돔’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 구축 등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협상의 틀에는 골든돔 구축을 비롯한 안보와 희토류를 비롯한 광물 개발 등 경제·산업 측면이 포괄적으로 담길 전망이다. 트럼프는 CNBC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소유권에 대한 협상 콘셉트가 마련돼 관세 계획을 철회한 것”이라며 “그들도 골든돔, 광물권 등에 관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날 총회 연설에서 트럼프는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밝히고, 현재 유럽이 존재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압도적으로 전쟁(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며 “우리가 없었다면 여러분 모두 독일어를, 어쩌면 일본어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유럽을 조롱했다. “트럼프의 세계와 구세계와의 충돌”(뉴욕타임스)로 보일 만한 장면이었다.

이어 “미국이 나토의 100%를 부담해 러시아로부터 유럽을 보호하는 동안 미국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며 그린란드를 당연히 돌려받아야 할 ‘아주 작은 요구’라고 했다. 심지어 그린란드가 원래 미국의 영토였다는 주장도 펼쳤다. 유럽이 강조하고 있는 친환경, 무역, 복지 정책 전반을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에 앞선 연설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 수준”이라고 비판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향해선 “캐나다는 우리로부터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고, 감사해야 마땅하다”며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 다음 발언할 때는 이를 명심하라, 마크”라며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눈 혈관 부상으로 선글라스를 쓰고 “유럽은 약자를 괴롭히는 자들에 맞설 것이며 ‘강자의 법칙’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연설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선 “멋진 선글라스를 썼던데, 강한 척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아이슬란드’로 여러 차례 잘못 말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아이스 랜드(ice land)’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과거 트럼프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이라고 지칭하는 등 잦은 말실수를 하자 이를 여러 차례 조롱한 바 있다.





김형구.강태화.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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