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꿈의 지수’로 여겨졌던 5000선을 넘어섰다. 1983년 코스피 출범 이후 43년 만이자 4000을 달성한 지 불과 87일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1분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5002.14를 기록했다. 오전 9시30분쯤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5019.54까지 밟았다. 다만 이후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상승분을 반납했고, 전날보다 42.60포인트(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5000선 돌파 기대는 이날 개장 전부터 컸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에 예고했던 보복관세를 철회하고,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21일(현지시간)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고, 국내 증시로 열기가 옮아갔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16만 전자’에 도달하며 우선주를 포함해 시가총액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에 최근 급등했던 현대차그룹주는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로 약세였다. 조선·방산주 등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개인은 1558억원 매수 우위였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19억원·1029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의 시선은 ‘5000 이후’에 쏠린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5000은 기대의 정점이 아니라 시장이 이를 감내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숫자”라고 말했다. 코스피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크게 다섯 가지가 꼽힌다. 기준금리와 환율 흐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11월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상·하원 의원 선출)다.
당장 시장의 관심은 환율이다.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보는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국제수지와 자본 이동이 좌우되기 때문에 가장 큰 단기 변수”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열심히 해줘서 감사드린다”며 “지금까지도 잘해 주셨는데, 조금 더 속도를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비공개 오찬을 함께했다. 오기형 특위 위원장은 “현재 코스피 5000이라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3차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추진하고, 시장의 다양한 요구도 계속 점검·개선하겠다는 말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기업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키는 걸 막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법 등)을 추진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바로 추진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