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관심과 압박이 큰 빅마켓 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은 실력만큼 멘탈도 강해야 한다. 극성 맞은 미디어와 성질 급한 팬들이 많은 시장에서 중압감을 견디며 퍼포먼스를 내는 게 쉽지 않다. 지난해 시즌 중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외야수 세드릭 멀린스(31·탬파베이 레이스)도 그런 압박감에 무너진 선수였다.
멀린스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야구 팟캐스트 ‘파울 테리토리’에 출연해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2015년 지명된 뒤 10년간 볼티모어에 있었다. 그래서 트레이드가 큰 충격이었다. 특히 뉴욕처럼 매일매일 정신없는 도시에서 삶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많은 변화와 적응 시간이 필요했고, 동시에 최고의 성과를 내야 했다”고 말했다.
2015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된 뒤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멀린스는 2021년 30-30 클럽에 가입하며 호타준족 중견수로 성장했다. 그해 첫 올스타에 선정되며 실버슬러거를 받았고, 이후에도 꾸준히 15개 이상 홈런을 치는 중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10년 몸담은 정든 팀을 떠나 지구 우승 경쟁을 하던 메츠로 향했다. 메츠는 호세 시리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고, 타이론 테일러가 부진하면서 중견수 자리가 고민이었던 메츠는 3명의 마이너리그 선수를 주고 멀린스를 데려왔다.
트레이드 전까지 볼티모어에서 91경기 타율 2할2푼9리(314타수 72안타) 15홈런 49타점 OPS .738로 그런대로 활약하던 멀린스는 그러나 메츠로 와서 추락했다. 42경기 타율 1할8푼2리(121타수 22안타) 2홈런 10타점 OPS .565로 크게 부진했다. 수비에서도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고, 9월에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멀린스는 “메츠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내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팀이 무너지다 보니 내가 더 많은 것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팀 성적이 떨어진 것에 부담을 느꼈다며 “메츠에 가서 1~2주가 지나니 투수진이 약한 게 분명했다. 후반에 따라잡아야 하는 경기가 많았고, 그런 흐름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반격하기가 힘들다. 가끔 투수들이 잘 던질 때는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이런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포스트시즌 경쟁 중에 모멘텀을 만들기 정말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뉴욕 메츠 시절 세드릭 멀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월 중순까지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질주하던 메츠도 순식간에 추락했고, 지구 우승은커녕 와일드카드도 놓치며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역대급 ‘DTD’ 추락이었다. 시즌 후 피트 알론소를 비롯해 원클럽맨 선수들을 FA, 트레이드로 떠나보내며 체질 개선에 나선 메츠는 최근 일주일 사이 FA 내야수 최대어 보 비셋을 영입한 뒤 트레이드로 중견수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선발투수 프레디 페랄타를 잇따라 데려와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첫 트레이드 충격 속에 FA 시즌을 망친 멀린스는 지난달 탬파베이와 1년 700만 달러 단기 계약을 맺고 반등을 노린다. 그는 “탬파베이에서 뛸 기회를 얻어 기쁘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뛰는 항상 즐거운 일이다”며 “새로운 팀을 선택하는 데 있어 기회와 플레잉 타임이 중요했다. 다른 팀들과도 대화를 나눴지만 내가 원하던 것과 맞지 않았다. 탬파베이는 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쪽으로 제시해줬다”고 기대했다.
2021년 30홈런을 폭발했던 멀린스는 “그 시즌 이후 홈런을 쫓고 있었다. 어느 정도 파워가 있지만 난 필드에서 가장 파워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해에는 홈런이 비정상적으로 쏟아졌는데 내 모습대로 공을 짧게 치고, 필드 전체로 보내며 나답게 하니 좋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그때 운동능력과 스윙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