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뉴리더|‘입틀막’ 논란 정보통신망법 개정 나선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여당 강경파에 ‘국익에 손해’ 경고했지만… 귓등으로도 안 들어” 韓 제명한 당 윤리위에 “너무 격앙돼 있어, 감정 들어가선 안돼”
국민의힘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정통망법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대표발의해 국회를 통과한 정통망법은 온라인상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릴 수 있도록 해 위헌성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이 법을 ‘온라인 입틀막법’이라고 규정하며 개정에 나선 것. 개정안을 준비한 최형두(63·경남 창원 마산합포) 국민의힘 의원은 “손해액의 5배를 추징한다는 건 개인은 물론 회사도 거덜내겠다는 대국민 협박”이라며 “언론인은 물론 시민들도 자기 검열하는 위축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최 의원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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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도 “표현의 자유 훼손” 우려
Q : 발의한 정통망법 개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됐다.
A : “2가지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첫째는 손해액 5배 규모의 징벌적 손배, 둘째는 자의적 검열 기구다. 권력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의적 검열 기구에서 허위·조작 뉴스를 판별해 징벌적 손배를 부과하는 건 언론사든 시민이든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사회 전반이 자기 검열하게 되는 위축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권력의 부패는 끈질긴 취재와 보도로 드러나는 것인데, 이 법이 안 고쳐지면 과연 언론사가 기자에게 추가 취재·보도를 허용할까? 그럴 만한 회사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온라인 입틀막법’이다.”
Q :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해 어떤 식으로든 방지책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A : “걱정하는 지점은 이해가 된다. 허위 조작된 사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이미지가 제작·유포됨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과 불신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를 자의적 검열 기구와 과도한 손배로 해결했을 때 발생할 부작용이 훨씬 크다. 손해액의 5배를 추징한다는 건 개인은 물론 회사도 거덜내겠다는 대국민 협박이다. 우리 사회 혁신의 분위기를 가라앉힐뿐더러 민주주의 원칙에도 반한다. 입틀막법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망칠 수 있는 인계철선(引繼鐵線, 부비트랩)이다.”
Q : 정통망법 개정안이 당론이 되면 여당 저항이 상당할 텐데.
A : “민주당 내 소위 언론개혁 강경파들은 자신들만이 진실이고,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과기정통위 야당 의원들과 언론·시민단체가 그들에게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귓등으로도 안 듣더라. 어려운 일이지만, 정의로운 시민들과 함께 반드시 고쳐내겠다.”
최형두 의원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주당 주도의 정통망법에 대한 국회 재의결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언론계와 시민단체는 물론 국제 여론까지 비판하는 만큼 여야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정통망법의 징벌적 손배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 ”며 이례적으로 비판적 성명을 냈다.
Q : 정부가 국회 재의결을 요청할까?
A : “정부가 아닌 최민희 과기정통위원장과 민주당 내 언론개혁 강경파들이 주도해 통과시켰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국제 여론이 좋지 않아 정부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재의결을 요청하면 정부의 지지율도 지금보다 오를 것이기 때문에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묵인한다면 국제사회 평판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Q :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우려되나?
A : “박근혜 정부 때 국경없는기자회의 언론자유 순위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몇 단계 추락한 적이 있다.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출국 금지시킨 여파였다. 문재인 정부 때 민주당이 지금과 비슷하게 가짜뉴스 방지라는 명목으로 언론중재법 개정을 밀어붙였다가 유엔 특별보고관이 경고해 중단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징벌적 손배가 담긴 정통망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워싱턴포스트〉가 특별사설을 통해 ‘국제적 신뢰와 통상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강경파는 언론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고 싶은 것이다. 최민희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편파 보도를 주장하며 MBC 보도본부장을 국정감사장에서 퇴장시켰지 않나. 그러니 재의결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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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명에 두쪽 난 국민의힘
국민의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당 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 결정하자 당 곳곳에서 장동혁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 전 대표는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됐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승리의 길을 벗어나, 도대체 왜 자멸의 길을 가려고 하나”라고 성토했다. 제명 발표 후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 현장은 친한계 지지자들의 고성으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장동혁 대표는 “한 전 대표에게 재심 기회를 주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Q : 한 전 대표 제명 문제로 당이 두쪽이 났다.
A : “징계가 윤리위 결정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은 당원은 물론이고 국민의 여론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지금처럼 법치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수주의는 뭉쳐야 이기고 진보는 분열이 가장 큰 약점이다. 그런데 이 공식이 뒤바뀌어서 진보가 똘똘 뭉치고 우리 보수가 서로 죽이려고 내부 칼질을 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러는지 모르겠다.”
Q : 윤리위는 새벽 1시가 넘은 심야 시간에 한 전 대표 제명 결정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굉장히 이례적이다.
A : “윤리위의 결정문을 읽어보니 이른바 한 전 대표와 친한동훈계가 윤리위를 공격한다며 격앙된 것이 느껴지더라. 윤리위가 이런 식으로 감정적으로 가면 안 된다. 그리고 한 전 대표 역시 이번 기회에 소명이 필요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완전히 털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장동혁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당명 변경 등 당 혁신안의 추동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실제 당내에는 ‘간판만 바꿔서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A : “나는 이번 당명 변경이 표변(豹變)의 결기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범의 무늬가 가을이면 뚜렷해진다는 뜻으로,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일컫는다. 이번 당명 변경이 잠시 위기를 모면하자는 선에서 그쳐서는 절대 안 되며 잘못된 가죽을 벗겨내는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 당은 사라질 수도 있다.”
1962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최형두 의원은 기자 출신 정치인이다. 마산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생 시절인 1984년 ‘전국민주화투쟁학생연합’ 공동의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이며, 졸업 후 〈문화일보〉 기자로 입사해 노조위원장,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을 등을 지냈다. 재선(21·22대) 국회의원이 되고는 국회 과기정통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다.
Q :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 다녀왔다. 우리 기업들은 어땠나?
A : “압도적인 스케일과 새로운 혁신 기술의 향연 중심에 우리 기업들이 있다는 점이 자랑스러웠다. 우리나라는 참가 기업 수가 전체 2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어워즈를 석권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가 혁신의 DNA를 가진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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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참석해 “표현의 자유 지켜져야”
Q : 현장에서 글로벌 패널 토론에도 참여했다. 무슨 얘기를 했나.
A : “CES 주관단체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매년 8~9월에 한국을 방문해 삼성 등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국회도 방문한다. 이번에 국회의장과 과방위원을 만났는데, 내가 피지컬 AI와 AI 기본법 등을 얘기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는지 9월에 VIP 게스트로 초청장을 받았다. 주제는 ‘국경 없는 혁신’이었다.”
Q :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경을 뛰어넘는 국제 협력이 필수다. 우리 정부에 조언해줄 것이 있다면.
A :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규제다. 결국 정부가 발목을 잡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 CTA 혁신 스코어 보드를 보면 표현의 자유, 투명한 사법 제도 등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나온다. 징벌적 손배에 대해 해외에서 우려가 큰 만큼 정부 차원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Q :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나갈 것인지.
A :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당이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의 갈림길이다. 이는 경쟁력 있고 신뢰받는 사람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천하는 것에 달려 있다. 민주당 공천헌금 사태 같은 일이 우리 당에는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좋은 후보가 자연스레 우리 당으로 몰려들 것이다. 이것이 국민의힘 승리의 열쇠다. 내 지역구에서 먼저 그런 원칙을 지켜나가며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