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더 많아졌단
의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월 조사(8~15일)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4로 전월(121)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0월(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 평균(2003∼2024년 기준 107)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지수는 6·27 대책 직후인 지난해 7월 109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돼 10월 122까지 올랐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11월 119로 소폭 하락했다가 12월 반등해 1월까지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 가격 흐름도 집값 상승의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9% 상승했다. 1월 첫째 주(0.18%), 둘째 주(0.21%)에 이어 상승 폭이 확대됐다. 경기(0.09%→0.13%) 역시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남부권 일부 지역의 가파른 오름세가 반영되며 상승 폭이 커졌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자 정부는 기대심리 과열을 경계하는 쪽으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5월 9일 만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에 대해서도 “투자·투기 목적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건 이상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세제 완화 기대를 차단하고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집값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소비자 심리도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합성한 지표로, 100을 웃돌면 장기 평균 대비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향후 경기 전망을 끌어올렸다”며 “주가 상승이 생활형편 인식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104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약해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됐다. 지난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문구를 삭제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다만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고, 5년 후는 2.5%로 변동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