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천용 뇌물 1억원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23일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를 추가 소환했다. 강 의원이 지난 20일 경찰 조사에서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부인하자, 남씨를 상대로 진위를 재확인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찰은 또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배우자 수사 무마 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를 담당한 서울 동작경찰서를 압수수색 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오전 9시 남씨를 소환했다. 남씨는 김 시의원이 2022년 1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쇼핑백에 1억원을 담아 강 의원에게 전달하는 자리에 동석했고, 돈을 받아 반환하는 과정 등에 연루 돼있는 인물이다. 남씨는 이날 서울청 마포청사에 출석하며 ‘쇼핑백을 옮기며 돈인 줄 몰랐느냐’는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남씨가 경찰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지난 6일과 17일 조사에서는 “강 의원이 ‘김 시의원에게 받은 쇼핑백을 차에 넣어 두라’고만 했고, 나는 쇼핑백 안에 돈이 있는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반면 김 시의원은 “남씨가 ‘강 의원에게 공천용 뇌물을 줘야 한다’고 요구해, 2022년 1월 강 의원에게 돈을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기도청에 근무 중인 남씨는 지난해 12월 말 의혹이 불거진 후 주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남씨가 결백을 주장하며 ‘의혹을 모두 소명하고 돌아오겠다’고 도청에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씨는 지난 18일 3번째 조사에서는 진술 일부를 뒤집었다. “현금이 강 의원에게 전달된 것을 인지했으며, 강 의원이 그 돈을 전셋집을 마련하는 데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반면 강 의원은 지난 20일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쇼핑백을 건네받았지만 금품인 줄은 몰랐고, 지방선거 공천을 김 시의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주려 하자 김 시의원이 항의한 것을 계기로 집에 보관하던 쇼핑백에 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취지다. 이후 수개월이 지나 해당 쇼핑백을 김 시의원에 돌려줬다고 한다. 경찰은 남씨 조사를 통해 강 의원 진술을 교차 확인할 방침이다.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중에도 김 시의원과 강 의원 모두 1억원을 반환했다는 점에 대해선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시의원이 지방선거 이후인 2022년 10월 강 의원에게 8200만원을 다른 사람들의 명의로 ‘쪼개기 후원’한 정황을 추가 포착했다. 2023년 12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5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후원자들이 김 시의원 추천으로 돈을 보낸 사실을 파악하고 후원금을 반환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 후원 역시 청탁을 목적으로 한 것인지를 확인 중이다. 또한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등 핵심 관련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배우자 수사 무마 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를 담당한 동작서를 이날 압수수색 했다. 당시 동작서에 근무한 경찰 간부 등은 2024년 김 의원으로부터 부인 이모씨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한 국민의힘 의원의 전화를 받고 수사를 무마해주고, 수사 관련 자료를 김 의원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작서는 당시 이씨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다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은 지난 15일엔 진술서 등을 김 의원 측에 유출한 당사자로 지목 된 전 동작서 박모 지능범죄수사팀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했다.
이와 관련, 당시 동작경찰서장으로 근무한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국민의힘 의원의) 전화를 받거나 전달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팀장도 경찰 조사에서 “내사 결과 이씨를 무혐의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