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KBO와 메이저리그는 시장 규모가 확연하게 다르지만, 이번 겨울 오프시즌에는 하나의 평행 이론이 나타나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 교타자이자 안타기계,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전혀 인기가 없다는 것.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손아섭(38), 2022~2024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루이스 아라에즈(29)가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둔 현 시점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손아섭은 KBO리그에서 19년 간 활약하면서 통산 타율 3할1푼9리, 2618안타를 기록 중이다. 통산 최다안타 기록은 현재 진행 중이고 역대 최초 3000안타에 가장 근접한 선수다. 최다안타 타이틀만 4차례(2012, 2013, 2017, 2023) 따냈다. 3000타석 이상 기록한 선수들 가운데 타율 전체 5위, 현역 2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이미 FA 시장에서 이러한 가치를 인정 받았다. 2017년 첫 번째 FA 자격을 얻고 4년 98억원 계약을 맺었다. 2021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을 때는 NC와 4년 64억원 계약으로 롯데에서 NC로 이적했다. 두 번의 FA로 162억원을 벌었다.
그러나 이번 3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번 겨울, 손아섭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FA가 됐다. 3번째 FA를 앞두고 NC에서 한화로 트레이드 됐지만 한화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번 겨울 FA 자격을 행사한 21명의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원 소속팀 한화도 손아섭과 정확히 겹치는 포지션에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 스팟도 코너 외야수인 요나단 페라자를 재영입했다. 손아섭이 설 자리가 사라졌고 한화의 협상 우선 순위도 아니었다. 한화는 이미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위해 23일 출국했다.메이저리그도 손아섭과 비슷한 유형인 루이스 아라에즈가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라에즈는 현재 리그 최고의 안타 기계다. 3번의 올스타, 두 차례 실버 슬러거, 그리고 3번의 타격왕을 차지했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미네소트 타윈스에서 3할1푼6리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이듬해 2023년에는 내셔널리그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고 타율 3할5푼4리로 다시 타격왕을 차지했다. 역대 두 번째로 양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고, 특히 양대 리그에서 연속 시즌 타격왕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4년에는 마이애미에서 시즌 도중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됐고 타율 3할1푼4리로 다시 한 번 타격왕을 차지했다. 3년 연속 타격왕을 각기 다른 팀에서 차지한 최초의 선수이기도 했다.그러나 올해 타율이 2할9푼2리(620타수 181안타)로 하락했다. 181안타로 내셔널리그 최다안타 1위를 기록했지만 아라에즈를 향한 관심은 미온적이다.
손아섭과 아라에즈 모두 리그 최정상급 컨택 능력을 가진 타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타율이 높을 뿐, 그 외의 타격 생산력과 주루, 수비 등 다른 요소들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도 똑같다.
손아섭은 통산 OPS .842를 기록했지만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뒤 NC와 한화에서 보낸 4시즌 OPS는 .758이었다. 올해는 .723에 그쳤고 한화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는 타율 2할6푼5리(132타수 35안타) 1홈런 17타점 OPS .689에 그쳤다.
한때는 20홈런-20도루도 기록할 정도로 컨택에 파워, 주루 능력까지 갖춘 선수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하지만 홈런 등 장타 능력도 점점 떨어졌다. 2024년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주루 능력과 수비력까지 현격히 떨어졌다. 코너 외야수와 지명타자에 국한된 활용도는 손아섭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렸다.아라에즈도 비슷하다. 아라에즈는 데뷔 이후 철저히 컨택 능력에 집중했다. OPS .8을 넘은 시즌은 92경기를 뛴 데뷔 시즌 2019년(.838), 타율 3할5푼4리로 타격왕에 오른 2023년(.861) 두 번 뿐이다. 통산 타율이 3할1푼7리인데 통산 OPS는 .777에 불과하다. 두 자릿수 홈런 시즌도 2023년(10홈런)이 유일하다.
컨택 능력이 좋지만 수비와 주루에서도 특출나지 않다. 발이 느리고 운동 능력이 특출나지 않은 똑딱이 타자의 전형이다. 데뷔는 2루수로 했지만 올해는 1루수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평균 대비 아웃(Outs Above Average) 수치도 1루수로 -7, 2루수로 -2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평균 이하다.
손아섭과 아라에즈가 올 겨울 인기가 없는 이유는 현대 야구에서 타율의 가치가 재정립 됐기 때문. 타율은 단순히 안타만 반영한 기록이다. 타율에는 얼마나 양질의 타구를 생산하는지를 반영하지 않는다. 비거리 150m짜리 홈런도 포수 앞 빗맞은 내야안타도 똑같은 안타 1개다. 득점을 위한 생산력 측정에는 안타와 타율이라는 스탯은 가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탯캐스트의 발전으로 타구 속도와 발사각, 상대 투수, 구장 환경, 수비 위치 등을 반영한 기대 타율(xBA), 조정 득점 생산력(wRC+), 조정 OPS(OPS+) 등의 세부 스탯이 현재는 더 각광 받고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옳다는 견해가 지지를 받고 있다. 컨택 특화의 타자보다는 장타력이 좋고 발도 빠른, 운동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MLB.com’은 지난 20일, ‘아라에즈와 관련한 소문은 별로 시끄럽지 않다’고 전했고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최근 ‘아라에즈가 장기계약을 맺을 수 있을까’라는 설문을 올리면서 ‘정교한 타격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했지만 현대 야구 전문가들을 아라에즈를 스타 선수로 평가하는데 인색하다’고 평가했다.
약 1만여 명이 참여한 설문에 참여한 팬들 역시 75.16%가 1년 계약에 만족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년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투표한 팬들은 24.84%에 불과했다.
[OSEN=대전, 민경훈 기자] 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와이스, KT는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다.한화 덕아웃에서 손아섭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2025.08.07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