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열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여야 유력 인사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과거 통합진보당 해산을 두고 격돌했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까지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유독 평택을에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23일까지 확정된 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구 중 비교적 여야 접전 가능성이 커 국민의힘에는 ‘해볼만 한 곳’으로, 민주당에는 ‘수성할 곳’으로 평가돼서다. 평택을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충남 아산을, 신영대 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과 달리 21대 국회 때까지만 해도 유의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던 곳이다. 신도시인 고덕동과 함께 팽성·안중·포승·청북읍 등 농촌 지역이 포함돼 평택의 3개 지역구 중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곳이란 평가도 받는다.
보수·진보 모두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정치적 환경은 황 대표나 김 대표처럼 평택을에 연고가 없는 인사도 도전장을 내밀게 하는 유인으로 꼽힌다. 현재 거론되는 여야 출마 후보 중 평택을과 가장 인연이 깊은 것은 유의동 전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2014년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뒤 평택을에서 연승을 하다 지난 총선에서 평택병으로 자리를 옮겨 야인이 됐다. 삼성전자 출신인 양향자 최고위원도 반도체 벨트를 고리로 평택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공석이 된 국민의힘 평택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을 해둔 상태다.
민주당에선 이 대통령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전병덕 변호사와 지난 총선에서 평택을 예비후보로 나왔던 유성 평택자치연대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최대 변수는 조국 대표의 출마 여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추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실제 합당이 이뤄지면 조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 평택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 정치권에선 조 대표가 무주공산이 된 군산-김제-부안갑이나 평택을 출마를 고심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계양을은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 가능성이 크고, 아산을은 민주당 차원의 전략 공천 가능성이 있다. 야권 관계자는 “대선 주자를 꿈꾸는 조 대표로서는 접전이 예상되는 평택을에 출마해 당선되는 것이 ‘정치인 조국’의 가치를 증명할 최선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했다.
이들에 더해 통진당 해산을 두고 맞붙었던 황 대표와 김 대표도 평택을에 도전장을 내며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황 대표는 통화에서 “평택을은 농촌·항구·산업이 모두 모인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김 대표도 지난 18일 출마를 선언하며 “진보 정치의 도약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했다.
평택을을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며 단일화가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과 진보당은 22대 총선에서 선거 연대를 통해 윤종오 진보당 의원(울산 북구)을 야권 단일 후보로 내세워 당선시켰다. 반면 국민의힘은 “황 대표와 단일화 할 가능성은 작다”(국민의힘 관계자)는 게 내부 평가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황 대표와 힘을 합치는 것이 오히려 중도 표심에서 마이너스가 될 우려 때문”이라는 이유다.
평택을은 15대 총선 당시 평택이 갑·을로 분구되며 신설돼 보수 계열인 자유민주연합의 허남훈 전 의원이 첫 깃발을 꽂았다. 이후 16~18대 총선에선 민주당 계열인 정장선 현 평택시장이 내리 3선을 했다. 19~21대 총선에선 국민의힘 계열의 이재영·유의동 의원이 지역구를 탈환해 보수 우위로 바뀌었다. 그러나 고덕 신도시가 개발되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들어서는 등 외부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며 정치 지형이 변화했다. 2024년 22대 총선 평택을에선 이병진 전 민주당 의원이 정우성 국민의힘 후보를 8.47%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평택갑(홍기원 의원), 평택병(김현정 의원) 역시 민주당 의원이 금배지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