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200만원도 ‘OK’ 카메라에 빠진 MZ…니콘 한국대표 “스마트폰 위협 No”

중앙일보

2026.01.23 13:00 2026.01.23 13:3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가 서울 테헤란로 니콘이미징코리아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 사양이 ‘2억 화소’를 넘나들고 인공지능(AI)이 자동 보정을 해주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정통 카메라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한때 고사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인위적인 보정 대신, 렌즈와 센서가 만들어내는 물리적 깊이감에 직접 다이얼을 돌려 찰나를 기록하는 ‘손맛’은 카메라를 부활시켰다.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 도구를 넘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힙한’아이템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니콘이미징코리아의 6년 차 수장(2019년 선임)이자 첫 한국인 대표다.



주력제품의 MZ 비중, 61%로 ‘급증’

1980년대 니콘 대표 필름카메라인 FM2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해 만든 헤리티지 라인 카메라 Zfc 제품. 사진 니콘이미징코리아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니콘이미징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과거엔 (스마트폰이) 큰 위협이었지만, 이제 스마트폰과 카메라 시장은 어느 정도 구분이 됐다”며 “너무나 완벽하고 매끄러운 스마트폰 사진에 피로감을 느낀 10~30세대가 자신이 직접 노력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카메라의 손맛’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의 책상에는 198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니콘의 대표 필름카메라 ‘FM2’에서 영감을 받은 헤리티지 라인 카메라 ‘Zf’와 ‘Zfc’가 놓여 있었다. 정 대표는 “내부 기능은 최첨단 디지털이지만 생김새나 다이얼, 버튼 조작은 예전 필름 카메라처럼 직접 돌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조작 방식은 아날로그지만 결과물과 활용 방안은 디지털 기반인 이 제품은 MZ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차준홍 기자
실제 MZ 세대는 니콘의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니콘이미징코리아에 따르면 핵심 제품군인 미러리스 및 시네마 라인(15개 기종)의 10~30세대 정품 등록자 비율은 2021년 31%에서 2025년 11월 기준 61%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30대가 24%→31%로 7%포인트 늘어날 동안 20대 이하는 7%→30%로 23%포인트 뛰었다. 제품별로 세분화하면 아날로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헤리티지 라인의 경우 현재 10~30대 비중이 66%에 달한다.

정 대표는 변화의 기점으로 코로나19를 꼽았다. 그는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혼자 즐기면서 자신의 일상을 SNS(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브이로그로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했다. 특히 따로 광고한 것도 아닌데 아이돌이나 연예인들이 니콘 카메라를 사용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10대들에게 니콘은 ‘아버지가 쓰던 유물’이 아닌 ‘힙한 브랜드’로 재인식됐다.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종로구 북촌 스퀘어에서 열린 니콘이미징코리아의 팝업스토어 ‘Nikon Stay(니콘 스테이)’ 앞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 니콘이미징코리아
소비 패턴도 바뀌었다. 100만원 이하 보급형 제품이 주류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200만~300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가격 장벽이 높아졌는데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적으로 회사가 4년째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데 개장 5시간 전부터 한정제품을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선다고 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젊은 손님들이 ‘아이폰이 200만원이고 아이패드까지 쓰면 비용이 더 큰데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하는 걸 보고 시장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연간 매출은 400억원대, 영입이익은 10억원대로 절대적인 규모가 크진 않지만,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한 한국은 니콘 본사에도 중요한 ‘테스트베드’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시도한 팝업스토어 모델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해외 지점으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 우상조 기자
정 대표는 2026년 사업 목표를 “영상 분야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상 업계는 기존 메이커들의 기반이 워낙 탄탄해 진입 장벽이 높지만, 시네마틱 카메라(영화같이 고품질 영상 제작에 특화된 카메라)에 꾸준히 투자해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