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트럼프 새 국방전략 "美동맹 방위 분담 확대…미군, 본토·중국 집중"

중앙일보

2026.01.23 19:52 2026.01.23 20:0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회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동맹ㆍ파트너국들의 안보 부담 분담 확대’
미국 국방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34쪽짜리 국가방위전략(NDS)의 핵심은 이렇게 요약된다. 국방전략은 특히 “미국은 국익을 위해 어디서든 단독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며 동맹국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선택으로 인한 안보 공백을 메워 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 안보 질서를 미국이 ‘세계 경찰’이라는 이름으로 홀로 책임지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다.

국방전략은 “과거 미 정책 입안자들은 동맹국들이 (미국의) 파트너라기보다 의존국일 때 이익을 본다고 오판했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공동 방어의 부담을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국방비 확대의 모범 사례로 한국과 유럽이 언급됐다.



“동맹들, 너무 오랫동안 美에 방위 의존”

지난해 말 미 국방부 핵심 실세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정책담당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맹국들에 요구한 국내총생산 GDP) 대비 5% 국방비 지출 공약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규정하며 한국을 콕 집어 “가장 최근 모범사례”로 칭한 바 있다. GDP 대비 5%는 핵심 국방비 지출 3.5%에 안보 관련 간접적 지출 1.5%를 더한 규모다.

국방전략은 “너무 오랫동안 동맹국과 파트너국가들은 우리가 그들의 방위를 보조하도록 내버려 두는 데 만족해 왔다”며 “이제는 그들이 역할을 확대하도록 장려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 “이런 이유로 부담 분담은 이번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이런 방식으로 미군은 본토 방어와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집중함에 따라 다른 지역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중요하지만 이전보다 제한된 미군 지원을 받으며 자국 방어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방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국가방위전략(NDS) 표지. 사진 미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韓, 대북 억제 가능…미군 현대화와 부합”

국방전략은 동맹국ㆍ파트너 부담 분담 확대 원칙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각 지역별 세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는 “높은 국방비 지출, 강력한 방위산업, 의무 징병제에 힘입어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은 미국의 제한된 지원 하에 북한을 억제하는 주된 책임을 질 수 있다. 한국은 이를 수행할 의지도 갖추고 있다”고 진단한 뒤 “이러한 책임 분담의 변화는 주한미군 배치 태세를 현대화하려는 미국 이익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대북 억제의 주된 책임은 국방 능력과 의지를 갖춘 한국군이 맡고 주한미군은 중국에 대한 견제로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그리는 ‘동맹 현대화’의 요체다.

국방전략은 유럽에 대해서도 “지난해 말 공개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명시했듯 유럽이 자체 재래식 방어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지는 것이 유럽이 직면한 안보 위협에 대한 해답”이라며 “미 국방부는 나토 동맹국들이 유럽의 재래식 방어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지도록 장려ㆍ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NSS는 미국의 외교ㆍ국방ㆍ경제안보 전반의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전략 문서로 지난해 12월 미 백악관이 총 33쪽 분량의 NSS 문서를 공개한 바 있다. 국방전략은 NSS의 하위 문서 격으로 미국이 직면한 주요 위협과 국방 우선순위, 실행 방향 등을 설정한다.



“中 굴복 아닌 ‘힘을 통한 억제’ 추구”

대(對)중국 전략,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관련해서는 ‘대립’보다 ‘힘을 통한 억제’ 전략을 강조했다. 국방전략은 “우리 목표는 중국을 지배하거나, 억압하거나 굴복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며 “목표는 중국을 포함한 그 누구도 우리나 동맹국을 지배할 수 없도록 막는 것, 즉 본질적으로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라는 NSS 목표 달성에 필요한 군사적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NSS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제1도련선을 따라 강력한 ‘부정 방어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NSS에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 ‘미국의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패권 회복’ 의지는 이번 국방전략에서도 거듭 부각됐다. 국방전략은 “미국의 이익은 서반구 전역에서 위협받고 있다”며 “미국이 (서반구에서) 우리의 지배적 지위를 당연시하는 사이 그 지위가 점차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적대국들의 영향력이 그린란드부터 미국만(옛 멕시코만), 파나마 운하, 더 남쪽 지역까지 확대됐다. 이는 아메리카 대륙의 안정성과 안전을 저해하며 미국과 지역 파트너들 이익 모두를 훼손한다”는 인식이다.

국방전략은 “NSS가 명시한 바와 같이 미국은 더는 서반구 핵심 지형에 대한 접근권이나 영향력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극에서 남미에 이르는 핵심 지형, 특히 그린란드, 아메리카만, 파나마 운하에 대한 미군의 군사적ㆍ상업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먼로 독트린이 우리 시대에도 지켜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