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I "美 전략적 초점 이동 시사…北비핵화에 행정부 내 이견 가능성"
WSJ "새 NDS, 중국에 유화적 어조…'괜찮은 평화' 거론, 대만은 빠져"
美전문가, 트럼프 국방전략에 "주한미군 유연성↑…핵우산 유효"
KEI "美 전략적 초점 이동 시사…北비핵화에 행정부 내 이견 가능성"
WSJ "새 NDS, 중국에 유화적 어조…'괜찮은 평화' 거론, 대만은 빠져"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송상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 국방전략(NDS)은 주한미군 순환·재배치를 포함한 전략적 유연성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핵우산'은 유효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엘렌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부장은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NDS가 "미국의 전략적 초점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그에 따라 동맹 내에서의 책임 분담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전쟁부)가 전날 공개한 NDS는 미군 전력이 남북 아메리카를 포괄한 '본토'(homeland) 방어와 중국 억제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유럽, 중동, 그리고 한반도에서 동맹의 책임과 역할 분담이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이 새로운 역할 분담하에서 한국은 자국의 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향후 주한미군의 전력 태세가 더 큰 유연성을 갖게 될 것임을 의미하며,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미군 병력을 역내의 다른 지역으로 순환 또는 재배치하는 것을 포함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변화가 서울 일각에선 '미국의 관여가 약해지고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이 축소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그건 트럼프 행정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대해 표현한 '핵심적이지만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critical but limited US support)은 미국의 "핵 확장 억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11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미국이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제를 한국에 제공하겠다고 재확인한 점을 상기했다.
지난 2022년 NDS에 포함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언급됐던 북한의 비핵화가 이번 NDS에 담기지 않은 데 대해선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미 행정부 내 이견 때문일 수 있다"며 "또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여지를 남겨두려는 '정책적 미결정' 때문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 부장은 NDS에서 북한의 위협이 '후순위'로 조정된 것과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위협을 중대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북한이 한국과 일본에 가하는 위협과 미국 본토에 가하는 위협을 서로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두 동맹국(한·일)은 보다 직접적이고 빈번한 재래식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된 반면, 미 본토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 위협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NDS가 "트럼프 대통령이 4월로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고, 백악관이 대만을 둘러싼 긴장을 낮추려는 상황에서 나왔다"면서 미 국방부가 "베이징에 대해 유화적 어조를 취하며, 그 최상위 목표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안정성'을 확립하고 중국군과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을 조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NDS에선 러시아와 함께 다른 국가들의 경제적·외교적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수정주의적 강대국으로 중국을 규정한 것과 비교해 이번에는 중국군과의 '군(軍) 대 군' 소통을 확대하고 긴장을 완화함으로써 인·태 지역에서 세력 균형을 도모하려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번 NDS에 담긴 "미국인들에게 유리하지만 중국도 받아들이고 그 아래에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의 '괜찮은 평화'(decent peace)"라는 표현, 그리고 대만 문제가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WSJ은 또 미 국방부가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가 우선 과제임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장기적 목표가 유럽, 한반도, 중동에서의 군사적 역할을 축소하는 것임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NDS가 유럽의 자체 방어력을 강조하면서 미군의 역할 축소를 시사한 데 대해 재클린 라모스 전 국무부 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WSJ에 "(미국이) 유럽을 전략적 닻이라기보다는 관리해야 할 불편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며 "유럽이 자국 방어의 일차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다고 가정했는데, 모스크바는 그 가정을 시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