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재직기간에 병역 기간을 산입할 때 사회복무요원과 현역병 사이에 차이를 두는 건 위법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A씨는 보충역으로 소집돼 2008년 8월 4일부터 2010년 8월 28일까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시청 공무원이 된 A씨는 약 1년간 근무한 그는 2018년 퇴직하면서 공무원연금공단에 병역 기간을 공무원 재직기간에 산입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단은 “관련 시행령에 따라 복무기간 중 2년을 이미 재직기간에 산입했다”며 2년을 초과하는 기간(약 24일)의 산입을 거부했다.
A씨는 이같은 조치는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역병 복무기간은 모두 공무원 재직기간에 산입하도록 하면서, 사회복무요원은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당시 2년) 만큼만 포함하도록 한 것은 비례의 원칙 위배이며 행복추구권 침해라는 주장이다. 또 이같은 규정을 법이 아닌 시행령에서 규정토록 한 건 ‘포괄위임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법률로 정해야 할 사항을 대통령령 등에 위임할 때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범위 안에서 허용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1·2심에서는 A씨가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은 기본적으로 민간인 신분이고, 현역병은 그와 달리 근분의 신분으로서 의무적으로 내무생활을 하면서 사실상 24시간 내내 실질적 복무 상태에 있다”며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항소심 판단 역시 같았다.
대법원 “근거 없는 차별 아냐…현역병과 여러 차이”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도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재직기간 산입 기준을 법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 A씨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보충역 직역의 다양성, 구체적인 복무 형태 및 기간의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구체적인 기준을 법률에 빠짐없이 규정하는 것보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평등권 침해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현역병 복무기간은 전부를 공무원 재직기간에 산입할 수 있는 반면,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은 2년을 한도로 산입할 수 있어 양자 사이에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역병과 사회복무요원 사이에는 여러 차이가 있으므로 이 점이 근거 없는 차별은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현역병은 군부대 내에 거주하며 복무하는 반면 사회복무요원은 출·퇴근하는 점, 일과표에 따라 근무하는 현역병과 달리 사회복무요원은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점, 위험 노출 정도가 낮은 점 등을 짚었다.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입법 취지를 볼 때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을 현역병 복무기간 한도 내에서 재직기간에 산입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및 시행령이 위법인지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