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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예약률 최대 5배 증가…혈액 보릿고개에 ‘두쫀쿠’ 통했다

중앙일보

2026.01.24 21:13 2026.01.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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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북 전주시 금암동 헌혈의 집 전북대한옥센터에서 일부 시민이 헌혈하고 있다. 한쪽엔 헌혈자에게 나눠줄 '두바이 쫀득 쿠키'가 쌓여 있다. 사진 독자


전주·익산·군산 등 7곳 ‘두쫀쿠 증정’ 행사

겨울마다 전국에선 ‘혈액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추운 날씨 때문에 외출 횟수가 줄어드는 데다 주요 헌혈층인 학생들의 방학이 겹치면서다. 2024학년도부터 개인 봉사 활동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10대 참여도 급감했다. 최근엔 영화 관람권 등 인기 기념품이 사업자 선정 문제 등을 이유로 사라진 것도 혈액 수급난에 영향을 줬다. 최근 겨울철 ‘혈액 보릿고개’를 넘던 전북 지역에 헌혈자의 발길을 모으는 히든카드가 등장했다.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다.

25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전북혈액원은 지난 23일 전주·익산·군산 등 도내 헌혈의 집 7곳에서 전혈 및 혈소판 헌혈자를 대상으로 두쫀쿠 증정 행사를 했다. 행사 전날 발송된 안내 문자 이후 헌혈 예약이 몰렸다. 센터마다 선착순이었다. 관할 헌혈의 집 평균 예약률은 전주 대비 2.2배 이상 뛰었다. 전주 효자센터는 평소보다 5배, 고사동센터는 4배 이상 예약이 늘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이 '증정 이벤트'를 위해 준비한 두쫀쿠. 사진 전북혈액원


“위기 공감”…‘화정당’ 200개 기부

이번 행사는 동절기를 맞아 혈액 수급이 어려워지자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23일 0시 기준 전북 지역 혈액 보유량은 3.5일분으로, 적정 기준인 5일분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같은 날(4.4일분)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었다. 혈액형별로는 AB형이 2.4일분, A형이 2.8일분으로 ‘주의’ 단계였다. O형도 3.6일분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B형도 4.8일분으로 적정 수준에 미달했다.

두쫀쿠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행사 당일 일부 헌혈의 집에선 개점 전부터 헌혈자가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준비된 쿠키 200개는 오전 중 대부분 소진됐다. 행사에 사용된 쿠키는 전주에서 베이커리업체 ‘화정당’을 운영하는 ㈜용문농업회사법인이 혈액 수급 위기에 공감해 기부했다.

쿠키 소진으로 '두쫀쿠 증정 이벤트' 조기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 사진 전북혈액원


전북혈액원 “참여형 캠페인 확대”

전북혈액원은 이번 사례가 헌혈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전북혈액원 관계자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실제 수급 개선 효과를 검토한 뒤 다양한 참여형 캠페인을 늘려 안정적인 혈액 수급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두쫀쿠 이벤트는 비슷한 시기 광주·전남을 비롯해 경남·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 헌혈의 집에서도 진행돼 헌혈 예약자가 평소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혈액 보유량은 보건복지부 권장 기준인 5일분에 미치지 못하는 ‘관심’ 단계(3~5일분)에 머물러 있다. 사정이 이렇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23일 인천의 한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에 동참했다.



김준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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