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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앞둔 무신사, 백화점에도 '깃발'...'쿠팡 자리' 노리나

중앙일보

2026.01.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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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를 모두 갖춘 유일한 백화점”.

25일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무신사 스토어’가 백화점 최초로 오픈한 소식을 알리며 이렇게 전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오프라인 집객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잠실점 2층에 무신사 스토어가 오픈한 지난 23일, 개점 4시간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무신사는 자체브랜드(PB)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에 이어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까지 백화점에 입점시키며 채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오픈한 무신사 스토어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무신사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기업가치는 10조원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걸맞는 ‘체급 키우기’에 본격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무신사는 패션을 넘어 뷰티·생활용품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 CJ올리브영과 등 대형 플랫폼과의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무신사는 연초부터 쿠팡을 겨냥한 할인쿠폰을 연이어 선보였는데, 이는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 이 마케팅의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 2~3일 무신사 온라인스토어의 신규 회원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고,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의 지난 3일 온라인 신규 회원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었다.

무신사는 테크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마케팅과 상품 추천, 운영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는 한편, 물류 자동화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의 기술 인력 14명이 무신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쿠팡이 무신사로 이직한 임원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2층 무신사 스토어 매장 전경. 사진 롯데백화점
특히 뷰티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5일 무신사 온라인에서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CJ올리브영을 상대로 한 공개적인 도전장이란 해석이 나왔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확장도 공격적이다. 2021년 1곳에 불과했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지난해 33곳으로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실적을 견인하며 무신사의 온·오프라인 연매출은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관광객의 K패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잡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연간 누적 방문객 수는 2800만 명에 이른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 매월 1곳 이상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병행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안타스포츠와 합작해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하고 지분 60%를 확보했다. 중국 진출 100일 만에 온·오프라인 거래액이 100억원을 넘겼다. 올 하반기엔 오사카와 나고야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업계에선 무신사의 이런 행보가 쿠팡의 상장 준비 당시와 유사한 궤적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0년 쿠팡 역시 상장을 준비하며 이커머스를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와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결합해 사업 외연을 넓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무신사가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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