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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괴물신인, 다니엘의 기도

중앙일보

2026.01.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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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나이가 믿기지 않는 피지컬과 기량을 뽐내며 괴물처럼 등장한 신인 다니엘. [사진 서울 SK]
한국프로농구(KBL)에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를 연상케 하는 ‘괴물 신인’이 나타났다. 이달 초 용산고를 졸업하고 서울 SK 나이츠에 합류한 에디 다니엘(18)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5월 KBL 최초의 연고 지명을 통해 조기 입단한 그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SK는 그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9년 일찌감치 잠재력을 알아봤고, 6년 뒤 소년은 대학의 숱한 러브콜을 뒤로하고 SK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3일 만난 다니엘은 “졸업식에 갔더니 선생님과 학부모님들까지 사진과 사인을 요청하셔서 뿌듯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다니엘의 외양은 10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압도적이다. 전희철 SK 감독조차 “키 192㎝, 몸무게 97㎏인데 골격근량만 52㎏이다. 상대 센터의 스크린을 몸으로 깨부수고 나갈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체지방률은 세계 정상급 보디빌더 수준인 6~7%. 아프리카계 영국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축복받은 피지컬’이다.

외모는 이국적이지만 입맛은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조부모의 보살핌 속에 자란 덕이다. 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김치찌개를 꼽더니 “삼겹살, 김치찜은 물론 홍어삼합과 산낙지까지 가리는 게 없다”고 답했다. 정작 영어 실력을 묻자 “독학 앱으로 공부 중인데 요즘 바빠서 레벨이 뚝 떨어졌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왼쪽이 강백호. 오른쪽이 서태웅.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지난달 팀에 본격 합류한 다니엘은 코트의 ‘에너자이저’다. “다니엘이 어디에나 있는 것 같다”는 동료들의 말처럼, 물불 가리지 않는 악착같은 수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빠른 발을 앞세워 유기상(LG), 서명진(현대모비스) 등 리그 대표 슈터들을 전담 마크하는 ‘특급 소방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5일 부산 KCC전에서는 상대 에이스 허훈을 꽁꽁 묶으며 102-72 대승의 숨은 주역이 됐다. 팬들은 몸을 던져 코트를 휘젓는 그에게서 강백호의 향기를 느끼지만, 정작 본인의 목표는 따로 있다. “강백호도 좋지만 제 롤모델은 서태웅이에요.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해내는 확실한 에이스가 되고 싶거든요.”

기록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증명한다. 지난 13일 DB전부터 22일 모비스전까지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10분 남짓이던 출전 시간은 어느덧 30분에 육박한다. 최근 5경기 평균 21분 8초를 뛰며 10.8득점, 3.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올스타전 1대1 콘테스트에선 선배와 동료를 차례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알고도 못 막는’ 돌파 능력을 과시했다.

숙제는 외곽슛의 정교함이다. 그는 “고교 시절과 프로의 템포는 완전히 다르다. 슛을 쏠 때 심박 수부터 차이가 난다”며 “입단 후 하루 1000개씩 슛을 던졌고, 지금도 하루 500개는 반드시 채우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집에선 어머니 성을 딴 ‘성하랑’으로 불린다.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이름 뜻처럼 활달하면서도 속이 깊다. 구단에서 “강백호처럼 빨간 머리로 염색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그는 “아직은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튀는 외모보다 실력으로 먼저 인정받겠다는 의지다. 그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2년 안에 라운드 MVP, 5년 안에 최연소 MVP에 도전하겠습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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