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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카보다 ‘니카’…MZ세대가 ‘카메라 손맛’에 빠진 까닭

중앙일보

2026.01.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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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 사양이 ‘2억 화소’를 넘나들고 인공지능(AI)이 자동 보정을 해주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정통 카메라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인위적인 보정 대신 렌즈와 센서가 만들어내는 물리적 깊이감, 직접 다이얼을 돌려 찰나를 기록하는 ‘손맛’ 덕분이다. 여기에 카메라가 사진 찍는 도구를 넘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힙한’ 아이템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과거엔 스마트폰이 큰 위협이었지만, 이제 서로 시장이 갈라졌다”며 “너무 완벽하고 매끄러운 스마트폰 사진에 피로감을 느낀 10~30세대가 직접 노력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카메라의 손맛’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취임한 정 대표는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첫 한국인 최고경영자다.

정 대표의 책상에는 1980년대 니콘의 인기 모델 ‘FM2’에서 영감을 받은 헤리티지 라인 ‘Zf’와 ‘Zfc’가 놓여 있었다. 그는 “기능은 최첨단 디지털이지만, 외형과 조작 방식은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살렸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조작과 디지털 결과물을 결합해 MZ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헤리티지 라인의 10~30대 판매 비중은 66%에 달한다. 또 다른 핵심 제품군인 미러리스·시네마 라인 15개 기종의 10~30대 정품 등록 비율은 2021년 31%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61%로 급증했다.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이 회사의 매출은 최근 3년 새 426억→463억→465억원으로 늘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차준홍 기자
소비 패턴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 100만원 이하 제품이 주류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200만~3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이 시장을 주도한다. 정 대표는 “서울에서 여는 팝업스토어에는 개장 수시간 전부터 한정 제품을 사기 위한 장사진이 연출되고, 젊은층들은 ‘아이폰도 200만원인데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일본 본사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규모보다는 트렌드 측면에서 가치가 부각된다. 유행의 변화가 빠르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해 신제품을 검증하는데 중요한 테스트베드라는 얘기다. 정 대표는 올해 사업 목표로는 “영상 분야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상 업계는 기존 메이커들의 기반이 워낙 탄탄해 진입장벽이 높지만, 시네마틱 카메라(고품질 영상 제작에 특화된 카메라)에 꾸준히 투자해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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