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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서 땅 파는 외국인…韓60대 "부끄러웠다" 올린 사연

중앙일보

2026.01.25 08:40 2026.01.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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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가 인천시 부평구 장수산 한쪽에 모아둔 쓰레기. 연합뉴스
한파 속 홀로 산속 쓰레기를 치운 외국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청천동에 20년째 살고 있다고 밝힌 60대 A씨는 최근 부평구 홈페이지에 자신이 산행 중 겪은 사연을 공유했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장수산 등산을 다녀오다가 외국인 B씨가 산 진입로 쪽에 폐기물을 잔뜩 쌓아둔 채 땅속에 묻힌 쓰레기를 잡아당기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강추위로 B씨의 얼굴과 귀는 새빨간 상태였지만 거친 숨을 내쉬며 쓰레기를 모으는 일에 열중했다고 한다. 다른 등산객들은 B씨를 힐끗 쳐다볼 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A씨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B씨에게 다가가 “왜 혼자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말을 건넸다.

B씨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이렇게 쓰레기를 모아놓고 친구한테 연락하면 구청에 대신 신고를 해줘서 트럭이 실어 간다”고 했다.

A씨는 B씨가 지난 2024년 한국에 들어와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미국인이며 주로 토요일마다 등산로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환경 관련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하더라”며 “주말 아침부터 피곤할 텐데 새빨개진 B씨의 얼굴을 보고 스스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동네에 살면서도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하면서 B씨와 휴대전화 번호를 교환한 뒤 다음에는 꼭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정말 멋진 B씨를 칭찬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산 한쪽에는 B씨가 모아둔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며 “이제부터라도 자연을 지키는 일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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