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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생존율 10% 췌장암, 명의가 의심하라는 초기 증상 [Health&]

중앙일보

2026.01.2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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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유영동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즉시 수술서 ‘선행 항암’으로 변화
수술·항암요법·영상판독 함께 진행

수술 후 2년 내 재발률 70% 넘어
흡연·당뇨병·가족력 땐 정기 검진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유영동 교수는 “췌장암의 최신 치료 트렌드는 수술 전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췌장은 복부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 간과 십이지장 등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이상이 생겨도 오래 침묵한다. 괜히 은둔의 장기로 불리는 게 아니다. 이런 탓에 췌장암은 진단이 늦고 치료가 까다롭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췌장암 환자 수는 2020년 2만1947명에서 2024년 2만9845명으로 4년 새 약 36% 늘었다.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은 여전히 10% 안팎에 머문다.

그래도 해법은 있다. 항암제의 발전으로 치료 전략이 정교해졌다. 수술 기법도 개복 중심에서 복강경과 로봇 수술 등 최소침습적으로 진화했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치료 선택지는 분명 넓어지고 있다. 췌장암 로봇 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유영동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에게 췌장암의 최신 치료 전략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췌장암은 왜 이렇게 치명적인가.
A : “조기 발견이 어려워서다. 초기에는 통증이나 특이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선별 검사도 아직 없어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로 진단되는 환자가 많다.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주변 혈관이나 장기를 침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Q : 주요 발병 원인은 뭔가.
A : “흡연이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2~3배 높다. 당뇨병, 만성 췌장염, 가족력도 중요한 요인이다.”


Q : 눈여겨봐야 할 증상이 있다면.
A : “기존에 당뇨가 없던 사람이 갑자기 당뇨가 생기거나 이유 없는 체중 감소와 복통, 황달이 동반된다면 췌장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복통은 상복부에서 시작해 등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이미 췌장 주위로 암이 침범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췌장암 치료는 암의 진행 단계와 위치,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항암요법·방사선 치료가 함께 쓰이는데, 중심이 되는 건 여전히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종양이 췌장에 국한돼 절제가 가능하다면 먼저 수술한 뒤 이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


Q : 최신 치료 트렌드는.
A : “선행 항암 치료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됐던 진행성 췌장암 환자에게도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시도하는 식이다. 이전에는 절제가 가능하면 바로 수술을 했다. 수술 전 항암 치료를 할 경우 영상검사에서 보이지 않던 미세 전이를 먼저 억제할 수 있다. 항암제에 대한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응이 좋다면 수술 후 보조 항암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Q : 수술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나.
A : “과거 배를 절개하는 개복 수술은 합병증과 사망률 등 부담이 컸다. 최근에는 복강경과 로봇 수술 같은 최소침습 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수술 기술과 장비가 발전하면서 수술 사망률은 크게 낮아졌다. 특히 로봇 수술은 상처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 이제는 로봇 수술이 대세가 됐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전 과정을 로봇으로 진행하거나, 복강경과 로봇을 융합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다만 혈관 침범이 심한 경우에는 개복 수술이 더 안전할 수 있어 환자 상태에 맞게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수술이 잘됐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췌장암 수술 환자 10명 중 7명은 2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유 교수는 “그래서 췌장암은 처음부터 국소 질환이 아니라 전신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미세한 암세포가 이미 혈류를 타고 퍼져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Q : 다학제 진료가 중요한 이유겠다.
A : “췌장암은 수술, 항암, 영상 판독을 따로 떼어 치료법을 결정할 수 없다. 항암을 먼저 할지, 수술을 먼저 할지, 수술이 가능한 상태인지를 여러 진료과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 다학제 진료의 핵심은 환자에게 가장 이로운 치료 순서를 찾는 데 있다.”


Q : 조기 발견하려면.
A : “아직 췌장암에 대한 효과적인 선별 검사가 없다. 혈액검사나 초음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현재로서는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로 암을 조기 발견하는 게 최선이다. 증상이 거의 없는 만큼 고위험군일수록 작은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흡연력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Q :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A : “췌장암은 여전히 어렵고 재발 위험이 높은 암이다. 그렇다고 치료를 포기할 순 없다. 항암제와 수술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 환자의 생존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치료 계획을 끝까지 따라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영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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