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두 아스날까지 잡아냈다.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 흐름을 바꿔놓은 90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스날을 3-2로 꺾었다. 맨체스터 시티전에 이은 2연승이다.
승점 38점(10승 8무 5패)을 쌓은 맨유는 4위로 올라섰고, 아스날은 승점 50점(15승 5무 3패)으로 선두를 지켰지만 격차를 벌리는 데 실패했다.
경기 전까지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결과는 더욱 인상적이다. 맨유는 이달 초 후벵 아모림 감독을 경질한 뒤, 시즌 잔여 일정만을 맡을 '임시 사령탑'으로 마이클 캐릭을 선택했다. 준비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캐릭 감독 부임 이후 맨유는 맨시티와 아스날을 연달아 꺾으며 완전히 다른 팀처럼 변했다.
프리미어리그 1, 2위를 상대로 연전을 모두 승리한 것은 2010년 2월 에버튼전 이후 처음이다.
스코어가 보여주 듯 경기 내용은 쉽지 않았다. 맨유는 전반 29분 마르틴 외데고르의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자책골로 먼저 실점했다. 아스날이 주도권을 쥔 흐름이었다.
맨유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37분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브라이언 음뵈모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음뵈모는 이번 시즌 맨시티, 리버풀, 아스날을 상대로 모두 골을 넣으며 강팀 킬러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맨유 데뷔 시즌에 이 세 팀을 상대로 모두 득점한 선수는 2012-2013시즌 로빈 반 페르시 이후 처음이다.
후반 초반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후반 5분 브루누 페르난데스와의 원투 패스를 받은 파트리크 도르구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페르난데스는 이 어시스트로 두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했다.
아스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공을 미켈 메리노가 밀어 넣으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골키퍼 센느 라멘스의 처리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맨유는 다시 앞서 나갔다. 후반 42분 코비 마이누의 패스를 받은 마테우스 쿠냐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감아 찬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경기의 흐름과 완성도를 모두 담아낸 한 방이었다.
이날 패배로 아스날은 의미 있는 기록도 멈췄다. 아스날이 한 경기에서 3실점 이상을 허용한 것은 2023년 12월 루턴 타운전 이후 처음이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121경기 연속 2실점 이하였던 흐름도 여기서 끝났다.
원정에서 선두를 꺾은 맨유의 반등은 더욱 선명해졌다. 프리미어리그 원정에서 선두 팀을 이긴 것도 2021년 3월 맨시티전 이후 처음이며, 선두를 상대로 3골을 넣은 것 역시 201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감독이 바뀌자, 팀의 표정과 결과가 동시에 달라졌다. 캐릭 체제의 맨유가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이제 리그 전체가 지켜보게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