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사령관에게 해병대 소속 장성급 장교에 대한 징계권과 진급추천권이 공식 부여되면서, 해병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준 4군 체제 개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6일 군에 따르면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해병대 장성급 장교 징계권한을, 이달에는 진급 및 중요 보직 추천권을 해병대사령관에게 순차적으로 위임했다. 이는 그동안 해군총장이 보유해 온 해병대 지휘·감독권 일부를 해병대사령관에게 이양한 조치다.
국군조직법상 해병대는 해군 소속으로 분류돼 인사권 대부분이 해군에 있었으나, 2011년 군인사법 개정 이후 위임이 가능해졌다. 다만 장성급 인사에 대해서는 핵심 권한이 위임되지 않아, 해병대사령관이 부하 장성에 대한 진급 추천이나 징계를 직접 행사하지 못하는 반쪽 지휘권이라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현재 해군총장이 보유한 해병대 관련 지휘·감독 권한은 인사·예산·군정 등 총 90개로, 이 중 79개 권한이 이미 해병대로 위임됐다. 아직 해군에 남아 있는 권한은 포상 추천, 장성급 진급공석 건의, 해군본부 지휘검열 및 회계감사 등 11개 항목이다.
해군 관계자는 “최근 위임된 권한은 법규 개정이 필요 없는 사안”이라며 “나머지 11개 권한은 법령·훈령·규정 개정이 필요해 국방부와 협의 중이며, 연내 위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해병대 준4군 체제 개편의 일환이다. 정부는 해병대를 해군 소속으로 유지하되, 해병대사령관에게 육·해·공군 참모총장에 준하는 지휘·감독권을 부여해 실질적 독립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육군이 보유한 해병대 1사단 작전통제권은 연내, 2사단 작전통제권은 2028년까지 해병대로 환원할 계획이다. 또한 K2 전차, 차세대 상륙돌격장갑차(KAAV-II), 상륙공격헬기 등 핵심 전력 도입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이와 함께 해병대사령관이 기존 중장 보직을 넘어 대장 보직을 맡는 방안, 해병대 전 부대를 통합 지휘하는 작전사령부 창설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권 위임을 계기로 해병대의 위상과 자율성이 한층 강화되며, 준4군 체제 구축이 실질적인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