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이 그린란드를 놓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오는 2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는다. 지난 1950년 중국과 수교한 핀란드의 총리가 중국을 찾은 건 지난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
20여명의 핀란드 기업 임원들과 함께 25일 베이징에 도착한 방중한 오르포 총리는 26일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과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7일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리창(李强) 총리,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원집정부제 국가인 핀란드는 총리가 내정 권한을 갖고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을 책임진다. 핀란드 대통령은 총리를 지낸 알렉산데르 스투브다.
핀란드 총리실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회담 의제는 핀란드와 중국 양국관계, 중국과 유럽연합(EU)간의 관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과 같은 국제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르포 총리는 25일 SNS에 영상을 올려 “핀란드 기업 대표단을 인솔해 공식 방문하고 있다”며 “핀란드 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핀란드의 아시아 시장 수출을 더욱 촉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협력 및 규칙 기반 체제의 과제와 무역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 중국과 지속해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중요하다”며 “핀란드와 중국의 협력은 녹색 전환에 집중되어 있고, 저탄소 경제, 순환 경제,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오르포 총리는 또 방중 기간 제6차 중국·핀란드 혁신 기업 협력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해당 위원회는 핀란드와 중국 사이의 무역 및 투자를 촉진하는 기업 중심의 조직이다.
오르포 총리는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달 초 미하일 마틴 아일랜드 총리에 이어 중국을 찾는 유럽연합 정상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유럽과 주권 분쟁이 촉발된 시점에서 중국과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할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핀란드 정부는 덴마크의 요청에 따라 그린란드에 군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효과’가 중국과 서방 국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밍장(李明江)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이른바 ‘트럼프 효과’ 아래에서 서방 국가들이 정치·외교·경제 관계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과 관계는 이러한 다변화 추구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고 평가했다. 왕이웨이(王義桅) 중국 인민대 교수는 “덴마크가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핀란드는 그 길을 닦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