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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장투자·환헤지 확대하나…올해 첫 기금운용위

중앙일보

2026.01.25 21:27 2026.01.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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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외경. 연합뉴스
'큰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 환헤지 강화가 이뤄질까. 코스피 상승세와 달러당 원화값 약세(고환율)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올해 처음으로 열려 기금 운용 방향을 들여다본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를 개최한다. 기금위 회의가 1월에 열리는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통상적으로 매년 2~3월께 첫 회의가 열리는데, 올해는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이른 회의를 진행한다.


이날 기금위에선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 변경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해외 투자를 줄이고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자산 배분 조정, 환헤지 비율 상향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기금위가 내놓은 올해 말 예상 기금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국내 주식 비중은 14.4%다. 자산군별 투자허용 범위인 ±5%포인트(전략적 자산배분 ±3%포인트, 전술적 자산배분 ±2%포인트)를 감안하면 최대 19.4%까지 국내 주식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이미 17.9%를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가 5000선을 최초로 찍는 등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허용 상한선을 맞추기 위한 기계적 매도(강제 매도) 압력은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말 업무보고에서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최근 국내 주가가 올라서 국내 주식 보유 한도도 초과했다고 들었다"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 관해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비중을) 고민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는 언제든 떨어질 수 있고 중기 자산배분 계획(2025~2029년)에 따라 연간 목표치를 세웠던 만큼, 국내 주식 비중을 대폭 조정하는 건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약세가 이어지는 달러당 원화값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환헤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환헤지는 미래 환전 시점의 환율을 미리 정해두는 방식으로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선물환 거래를 말한다.

달러당 원화값은 정부가 꺼내 든 여러 정책에도 1400원대 중후반을 지키고 있으며, 변동성도 여전히 큰 편이다. 이에 따라 기금위는 국민연금이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 환헤지를 유연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협의체를 꾸렸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기금위가 국민연금 운용 방향을 바꾸게 되면 주식·외환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내 주식 비중이 지금보다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코스피 부양 가능성은 커진다. 하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기금 수익률엔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해외투자가 많은 국민연금의 환헤지 강화로 달러 공급이 늘면 시장의 달러당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 심리가 꺾이고,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단과 만나 "국민연금이 뉴프레임워크를 하게 하면 뭔가 새로운 굿 뉴스가 나오게 될 것"이라면서 외환시장 안정 등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하지만 수익률과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국민 노후자금을 환율 방어, 증시 부양 등 정책 실탄으로 돌려 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자율성과 독립성이 중요한 기금 운용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은 환율 방어용으로 쓸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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