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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대 기말 ‘AI 부정행위’, 중간고사도 있었다…성적 무효처리

중앙일보

2026.01.25 21:53 2026.01.2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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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정문 전경. 서울대학교
기말고사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난 서울대학교 교양과목에서 중간고사 때도 유사한 정황이 추가로 발견돼 중간·기말 시험 성적이 모두 취소됐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서도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잇달아 적발되면서 일부 대학은 온라인 시험을 대면이나 구술시험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6일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치러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의 한 교양강의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수강생들이 시험 문제 외에 다른 화면을 띄워 놓고 시험을 본 사실을 지난달 확인했다. 해당 교양강의는 이미 기말고사에서 같은 방식의 부정행위를 저지른 의심 정황이 발각돼 기말고사 시험 성적 자체를 부여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중간고사에서 비슷한 부정행위 정황이 확인되자 해당 교수는 이미 부여한 중간고사 성적까지 취소했다.

해당 교양강의 수업을 맡은 A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말고사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중간고사 로그기록(컴퓨터 사용 기록)도 살펴봤더니 수강생 36명 중 절반가량이 시험 도중에 다른 화면을 띄워 놓고 응시한 것이 발견됐다”면서 “AI로 시험을 본 정황이 의심돼 성적을 모두 취소하고 과제로 대체 했다”고 밝혔다. A교수는 “지금 시스템에선 AI를 사용해 시험을 봐도 (확실히) 알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AI를 이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학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대에서는 30여 명이 수강하는 ‘통계학실험’ 강의에서 일부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문제를 푼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시험은 강의실에 비치한 컴퓨터를 이용해 진행됐는데, 시험을 감독하는 조교까지 현장에 있었지만, 이른바 ‘AI 커닝’을 막지 못했다.

같은 달 연세대에서는 600여명 규모의 강의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이 AI를 사용해 시험을 치러 시험 점수가 0점 처리됐다. 정확한 인원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에브리타임’ 게시판에서 한 수강생이 올린 “양심껏 투표해보자” 투표 글에는 190명이 ‘커닝했다’에 투표했다. 본인을 수강생이라고 밝힌 B씨는 “교수님 이야기로는 (부정행위자는) 약 40명 정도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발견하지 못한 AI 부정행위가 훨씬 더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부정행위를 하는 대학생들의 모습. 일러스트 챗GPT
AI 부정행위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대학들은 자필이나 구술시험으로 평가 방법을 대체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근무 중인 한 이공계열 조교는 “지난 기말고사 때 조교 8명이 300명을 감독하며 손으로 코드를 쓰는 방식으로 시험을 봤더니 과제와 달리 학생 개인의 수준이 명확히 드러났다”며 “다음 학기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서울대 교수는 “다음 학기엔 집에서 볼 수 있는 비대면 시험이나 과제를 최소화하고, 대면으로 치를 예정”이라며 “주변 교수들 일부는 대면 구술시험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대학들의 대처가 이미 늦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재학생 강모(24)씨는 “(AI를) 사용하지 않는 게 오히려 손해인 것 같다”며 “챗GPT가 나왔을 때부터 부정행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학교가 넋 놓고 있다가 당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박모씨는 “공대는 사실상 안 쓰는 사람이 없고, 쓰지 말라고 하기도 어렵다”며 “시험과 관련해 사용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도록 뚜렷한 지침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창용.이규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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