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고 즐거워야 할 때에 숙박비 문제로 너무 신경 쓰니 머리가 아프다.” 대구에 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30대 팬 A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이런 내용과 함께 숙박업소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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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 종용” “가격 10배 뛰어” 신고 100건 육박
6월 12일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BTS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에 서둘러 방을 잡았는데, 뒤늦게 숙박업소 측으로부터 “착오가 있었다. 객실 예약을 취소해달라”는 안내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씨는 “(정상 예약을 취소해) 가격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약 플랫폼 고객센터에 신고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 안 되면 차박이라도 할 것”이라고 했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90여건 들어왔다. 신고는 한국관광공사의 ‘바가지 요금 QR 신고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부산시는 지난 13일 BTS 월드투어 일정과 함께 공연 예정 지역이 발표되며 이런 문제가 일어난 것으로 본다.
접수된 신고는 A씨처럼 이미 잡아둔 객실 예약 취소를 종용하거나, 숙박업소가 평시 대비 5~10배 요금으로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신고가 주를 이룬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숙박업소 측에선 시스템 오류나 직원 실수로 잘못된 예약이 잡힌 것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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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자 “취소 종용 도 넘지만, 이벤트 때 요금 인상 당연”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BTS 월드투어 일정과 함께 공연이 예정된 지역이 발표되며 이런 문제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숙박업소 플랫폼에서 공연 기간(6월 12, 13일) 부산 객실을 검색했더니 1박 요금으로 60만~70만원을 내건 업소들이 눈에 띄었다. 1박 요금으로 60만원을 책정한 업소의 경우 평시인 2월 주말 같은 객실 1박 요금은 7만원으로, 9배 가까이 올랐다.
부산 진구의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잡힌 객실을 취소해달라고 손님에게 연락한 적은 없다. 그건 지나치다"며 "하지만 BTS 공연같은 큰 이벤트 때는 객실 가격이 오른다"고 말했다.
3월 BTS 공연이 열리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이 기간 주요 호텔을 포함한 숙박업소의 객실이 거의 모두 찼고, 인근 명동과 을지로 업소에도 숙박문의가 밀려들고 있다. 경기 고양시(4월 공연) 또한 공연 기간 고양시 종합운동장 인근 숙박업소 객실 1200여개 예약이 마감됐다. 숙박업소 플랫폼에선 이들 객실 1박 요금이 60만~73만원으로 안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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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악질적 횡포, 뿌리 뽑아야”
논란이 일자 지자체는 대책을 찾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 23일 숙박업소가 많은 해운대ㆍ수영ㆍ부산진구 등 자치구 7곳을 포함해 숙박ㆍ외식ㆍ소비자단체와 민관합동 대책 회의를 열었다. ▶공공 숙박시설 확대 ▶착한가격업소 인센티브를 통한 자정 유도 ▶대형 행사 때 대학 기숙사와 수련시설 임시 개방 등 방안이 논의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SNS에서 부산 바가지 숙박요금 문제를 짚으며 “시장 전체 질서를 무너뜨리고 모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악질적 횡포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언급하며 중앙부처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3일 ‘바가지요금 근절대책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엔 재정경제부와 법무부 등 10개 부처 관계자가 참석해 ▶중앙ㆍ지방정부 간 협조체계 ▶서비스 대비 과도한 가격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1분기 중 바가지요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