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부근서 즉석 시위 계속…인근 교회에 추모 시민들 모여
미네소타 연고 프로구단들 추모 뜻 밝히고 긴장 완화 촉구
잇따른 시민 총격 사망에 미네소타 충격…모교·프로구단도 애도
현장 부근서 즉석 시위 계속…인근 교회에 추모 시민들 모여
미네소타 연고 프로구단들 추모 뜻 밝히고 긴장 완화 촉구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단속 요원들이 총을 쏴 시민들을 숨지게 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미네소타주 지역사회가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지난 7일 37세 여성 르네 굿이, 지난 24일에는 37세 남성 알렉스 프레티가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두 사람 모두 미국 시민이었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프레티가 숨진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간) 현장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는 '갈보리 침례교회' 예배당에 들른 시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140여년 된 이 교회 건물은 최근 시위 참가자들과 추모객들이 시위나 추모 행사에 가기 전이나 후에 즐겨 들르는 장소가 됐다.
교회 측 안내에 따르면 전날 밤 이 예배당이 차량 통행 제한 구역에 포함되면서 주일 오전 예배를 열지 못하게 되는 바람에 교회 관계자들이 급히 다른 교회에 연락해 두 교회가 합동예배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이 때문에 갈보리 침례교회에서는 예배가 열리지 않았고, 그 대신 자원봉사자들과 교회 관계자들이 커피, 간식, 손난로 등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이 교회 돌봄센터에서 일하는 앤 호츠는 어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내가 속한 공동체와 함께 연대하고 알렉스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우리 이웃들을 돕기 위해 오늘 나왔다"고 말했다.
교회 행정책임자인 딘 칼드웰 토기스는 예배당에 들른 사람들에게 호신용 호루라기를 나눠주면서 이런 방식으로 지역 공동체를 돕는 것이 "그리스도인다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행동에 대해 "미국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교회 예배당 근처에 있는 프레티 피살 현장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민들이 꽃을 놓고 촛불을 켜는 등 그를 추모했다고 BBC는 전했다.
빨간 페인트로 "우리를 죽이는 일을 멈추라"라고 이민단속 요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은 팻말도 목격됐다.
25일 오후 현장 주변에서는 수백명이 모여 즉석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펠릭스 존슨은 몇 주 전부터 평생 처음으로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며 "(이민단속 요원들이) 도대체 어떻게 들어와서 시민들을 잡아가고 마치 짐승처럼 취급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평생 미니애폴리스에서 살아왔다는 페게 밀러(69)는 BBC에 "항의하는 게 지겹다"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 두는 거냐"고 반문했다.
'ICE에 반대하는 재향군인들'이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은 "내가 (군에) 입대한 것은, 결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개선되고 성장하는 나라에 봉사하려는 것이었다"며 "나는 이 나라의 자유의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 입대했는데 여기서 우리가 보는 것은 그와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이 지역을 연고지로 둔 미국프로농구(NBA)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홈구장인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센터'에서 24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경기가 예정돼 있었으나, 같은 날 프레티 피격 사망 사건으로 경기를 하루 연기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에는 알렉스 프레티를 추모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NBA 선수협회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정의를 요구하기 위해 항의 시위를 하면서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는 미네소타 주민들과 연대한다"는 선수들의 뜻을 전했다.
팀버울브스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링크스, 미국프로풋볼(NFL) 바이킹스, 미국프로야구(MLB) 트윈스, 미국프로하키(NHL) 와일드, 미국프로축구(MLS) 유나이티드 등 미네소타 연고 프로 구단들을 포함한 지역 주요 기업들과 함께 "긴장 완화"를 위해 주정부와 기초단체와 연방정부 관계자들이 노력해 달라는 공개 서한에도 서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프레티가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했던 미니애폴리스 연방보훈병원에서 함께 근무한 디미트리 드레코냐 박사는 이민단속 요원이 미니애폴리스에서 민간인을 죽였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망자가 프레티라는 사실을 알기 전에도 끔찍한 얘기였다고 했다.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엘리사 토드는 프레티가 긴장된 상황을 완화하는 훈련도 잘 되어 있었다면서 "(피격 사망) 전에 무슨 대화가 (이민단속 요원들과 프레티 사이에) 오갔든지 간에, 상황을 악화시킨 사람이 그였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프레티의 모교인 미네소타대는 "간호사로서 그는 돌봄과 공감과 봉사에 뿌리를 둔 전문직에서 일했다"며 유족 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프레티는 미네소타대를 2011년 졸업한 후 병원 등에서 연구보조원 등으로 근무했으며, 나중에 간호사 면허를 취득해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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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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