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밝히면서 재정경제부 등 관련 부처들도 다급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못 박으며 다주택자 옥죄기에 나섰다. 급매물 유도 등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나오자 25일엔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26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재경부 등 관련 부처는 현재 양도세ㆍ보유세를 포함한 부동산 세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보유세를 올리겠다는 게 아니라 폭넓게 의견 수렴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며 “연구 용역이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고, 이미 증세로 방향이 정해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유예 기간 만료를 확정 지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주택 매도 시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 같은 세율로 시행하다 윤석열 정부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며 2022년 5월부터 1년씩 유예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보다 보유세 강화의 파급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 중앙일보가 김종필 세무사와 시뮬레이션한 결과 보유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산세율을 1%로 올리면 공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의 재산세는 연 296만4000원(공정시장가액비율 60% 적용 시, 도시지역분ㆍ지방교육세 포함) 에서 512만4000원으로 연 216만원 증가한다. 20억원 아파트의 경우 연 668만4000원에서 1316만4000원으로 648만원, 50억원 아파트의 경우 1784만4000원에서 3728만4000원으로 1944만원 늘어난다. 세 부담 한도 적용에 따라 실제 부담액은 연간 단위로 점차 증가한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시즌 2’가 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규제의 첫 단추로 양도세를 택했다. 이후 2018년 종합부동산세율을 0.5~2.7%로 인상하고, 2020년에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9%까지 끌어올려 보유세 부담을 늘렸다. 그러나 강력한 조세 저항에 부딪혀 집값 상승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2020년 13%, 2021년에는 16.4% 상승하며 오히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를 과도하게 올릴 경우 강남 등 지역은 고소득자들만 모여 살게 된다”며 “지위재(地位財, 사회 내 지위를 알려주는 재화)로의 위상만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