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국세청이 체납관리단 인력을 4000명 증원하겠다고 보고하자, 그 규모로는 부족하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1만~2만 명까지도 가능하다”며 대폭적인 증원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공공 부문 전반에서 인력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증원 대상은 기간제 근로자인 체납관리단에 그치지 않는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특별사법경찰관 지위를 가진 노동감독관을 2년 동안 2000명(근로기준 분야 800명+산업안전분야 1200명) 증원한다. 현재 약 3000명 수준인데, 2년 만에 기존 대비 약 3분의 2가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이에 더해 2028년까지 총 1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67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전체 인원이 약 700명인 조직에서 불과 1년 만에 인력의 4분의 1에 가까운 규모가 늘어나는 셈이다. 국세청 역시 내년도 정원을 303명 추가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금융위원회에 증원을 요청한 상태다. 이처럼 임기 2년 차인 올해에만 늘어나는 공무원 수는 총 2550명에 달한다. 이 외에도 청년 채용 등을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인력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필요한 분야에 대한 불가피한 증원이라는 입장이다. 기업의 청년 신규 채용 여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인력 증원이 청년 일자리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그러나 공공부문 인력은 한 번 늘어나면 줄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쏟아진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 1명을 채용하면 약 40년 간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연간 인건비를 1억원으로 가정하면 1인당 40억원, 2000명이면 약 8조원에 달하는 인사 투자”라며 “민간은 인공지능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고민하는데, 공공 부문이 당장의 필요성만을 기준으로 인력을 늘린다면 실패한 투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필요한 인력 증원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는 전문가도 재정 부담을 우려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체납액 문제가 심각한 점을 고려하면 국세청 등의 인력 증원은 합리적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내년부터 확장 재정에 따른 부담이 본격화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기조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총 인건비는 2025년 기준 46조5000억원에 달한다. 연간 4~5%씩 꾸준히 증가 중인데 올해는 5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장에선 인력 확충을 한다면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방식이 현장 여건에 맞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노동감독관은 “한 해에 1000명을 한꺼번에 채용하면, 수백 명 수준의 교육을 담당하던 기관에 즉각적인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후 승진 적체 등으로 사기가 떨어질 경우 인력 이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도 "점진적으로 증원하며 효과를 검증한 뒤 추가로 늘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단기간에 대규모로 일자리를 늘릴 경우 재정 부담만 키우고 이후에는 줄이기 어려운 정치적 영역으로 고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