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佛 부동산업소 절반, '유색인 금지' 집주인 요청 승인"

연합뉴스

2026.01.26 02: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업소들 "이유 둘러대 서류 거절하겠다, 알아서 걸러주겠다" "노동 시장만큼이나 주택 시장에 강력한 차별 존재"
"佛 부동산업소 절반, '유색인 금지' 집주인 요청 승인"
업소들 "이유 둘러대 서류 거절하겠다, 알아서 걸러주겠다"
"노동 시장만큼이나 주택 시장에 강력한 차별 존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부동산 중개업소 2곳 중 1곳이 유색인 세입자를 받지 말아 달라는 집주인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SOS인종차별'이라는 단체는 집주인으로 가장해 프랑스 대형 부동산업체 198곳에 연락한 뒤 이 같은 결과의 보고서를 냈다.
단체는 부동산업체들에 연락하며 '다른 문화권' 출신 세입자가 일으키는 소음과 냄새가 불편하다는 이유를 대고 '유럽인 유형'의 세입자만 선별해 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이에 조사 대상 업체 중 96곳(48.5%)이 인종에 기반한 차별은 명백히 불법임에도 이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곳 중 48개 업체(24%)는 피부색에 따라 세입자를 직접 거르는 걸 수락했고, 다른 48개 업체(24%)는 집주인이 직접 지원자를 선별하도록 허용했다.
반면 102개 업체(51.5%)는 단체의 요청을 거부했다.
SOS인종차별의 도미니크 소포 대표는 "이는 법을 모른다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우리가 전화할 때마다 중개인은 먼저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법적 규정을 상기시킨 뒤 이를 준수하지 않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가 접촉한 한 부동산 중개업체는 법적으로 피부색을 이유로 지원자를 거부할 권리는 없지만 "신청서가 거절된 이유를 설명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중개인은 "우리가 걸러주겠다"고 약속했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의 불평등 전문 미르나 사피 교수는 이런 결과가 놀랍지 않다면서 "주택 시장에는 노동 시장만큼이나 강력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비즈니스가 우선이기 때문에 사업자는 차별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지적돼 왔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같은 단체가 2018년 처음 주택 시장의 차별을 조사했을 때 북아프리카나 사하라 이남 출신으로 인식되는 세입자는 백인보다 서류가 승인될 확률이 50∼55% 낮았다. 2022년 연구에서도 중개업체 절반이 출신에 따른 세입자 차별을 용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이번 새로운 테스트로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이 증명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프랑스 부동산중개업체 연맹의 로이크 캉탱 회장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하며 중개사 감독위원회를 만들어 인종차별을 한 업소의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피 교수는 "이 현상의 규모에 비해 유죄 판결 건수가 극히 드물다"고 꼬집었다. 2023년 기준 656명의 피의자 중 단 5명만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OS인종차별의 소포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도덕적 분노보다 실질적인 행동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정부가 이 문제에 적극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