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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증손회사 상장 막히자…“경영 위축” “공정 경제” 의견 분분

중앙일보

2026.01.26 07:01 2026.01.26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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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김에 엇갈린 반응

‘중복상장’ 논란이 일었던 LS그룹이 26일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LS그룹은 “소액주주, 투자자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우려 목소리를 경청하고, 주주 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 배당금을 전년보다 40% 이상 인상하고, 자사주 50만주(약 2000억원 규모)를 소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LS그룹은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에 피복 구리선을 생산하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며 “설비 투자를 위해 약 5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말했다.

LS그룹이 상장을 포기한 배경에는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와 오찬에서 “‘L자 들어간 주식은 안산다’고 한다. 이런 중복상장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며 LS그룹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알짜 자회사를 상장시켜 투자금을 확보하려던 기업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20년 HD현대의 로봇 사업이 물적분할하면서 탄생한 HD현대로보틱스(HD현대 지분 81.8%)는 최근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선정하며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SK㈜ 지분 63.2%)는 과거 투자 유치 과정에서 올해 7월까지 상장하겠다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대선 당시 ‘공정한 경제 구조’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이 대통령은 취임 뒤 경제 현안과 기업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7월, 생중계 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와 SPC를 거론하며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 참담하다”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쿠팡을 겨냥해 “이번에 ‘무슨 팡인가’인가 그런데가 규정을 어긴다. 처벌이 두렵지 않은 거다. 합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발맞춰 정부의 압박도 거세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제동이 반복되자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 대통령이 식료품 담합 가능성을 언급하자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현재 삼양사·CJ제일제당 등 제당업계 고위급 임원은 구속기소됐고 대한제분·사조동아원 등 제분업계 임원들도 수사를 받고 있다.

재계는 한층 거세진 정부 입김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의 무게가 큰 만큼 이를 의식하며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시장과 기업 활동은 예측 가능성이 전제돼야 투자와 의사결정이 가능한데, 최근엔 정치 변수의 영향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내리는 고도의 전문성과 복합적 경영 판단을 단순한 선악구도로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 책임은 강화되는데, 경영 판단 위축을 보완할 안전장치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자본시장 구조를 만들고, 시장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그동안 요지부동이었던 시장 질서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미.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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