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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잭맨·케이트 허드슨 ‘인생연기’…고된 삶 버틴 이들에게 헌사

중앙일보

2026.01.2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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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송 썽 블루’의 주인공 클레어(케이트 허드슨)와 마이크(휴 잭맨)가 ‘닐 다이아몬드’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 [사진 유니버설픽쳐스]
이혼의 아픔, 생계의 고단함을 음악으로 위로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중년의 두 무명 가수가 어느 날 운명적으로 만난다. 1970년대 미국 인기가수 ‘닐 다이아몬드’를 모창하는 가수 마이크(휴 잭맨)가 같은 처지의 싱글맘 클레어(케이트 허드슨)의 무대를 본 순간이다. 중년의 나이에도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닐 다이아몬드 모창 밴드 ‘라이트닝&썬더’를 결성한다. 설레는 사랑이 쉽게 찾아오지 않는 나이. 두 사람은 ‘두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혼에 골인해 제법 안정적인 4인 가족을 이뤘다. ‘라이트닝&썬더’도 유명세를 얻으며 지역에서 승승장구한다. 꿈같이 큰 무대에 서려는 찰나, 클레어에게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지난 14일 개봉한 미국 영화 ‘송 썽 블루’(Song Sung Blue)의 줄거리다. 마이크 사디나, 클레어 스텡글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음악 영화다. 이를 다룬 동명의 다큐멘터리(2008)도 있다. ‘우울할 때 부르는 노래’라는 영화 제목의 분위기와는 달리 침울한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전반부는 빠른 스토리 전개와 ‘스위트 캐롤라인’ ‘체리, 체리’ 등 닐 다이아몬드의 흥겨운 명곡이 귀를 즐겁게 한다. 영영 회색빛일 줄 알았던 삶이 진정한 사랑을 만나 꽃이 만발하듯 희망이 차오르는 분위기다.

얄궂게도 클레어는 행복한 기분에 이끌려 마당에 꽃을 심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된다. 그리고 가족의 힘으로 끝없는 불행을 극복하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런 이야기의 구조는 다소 진부할 수 있지만, 영화의 여운은 꽤나 짙다. 주연 배우들의 호소력 있는 연기가 러닝타임 132분 내내 관객을 몰입시켜서다. 휴 잭맨은 베트남전 후유증으로 생긴 알코올 중독증을 노래로 극복해온 뮤지션인 동시에, 고난 속에도 가족을 기둥처럼 지키는 남편이자 아버지의 내면 연기를 섬세하게 펼쳤다. 케이트 허드슨은 사랑의 설렘에 소녀처럼 들떴다가 깊은 우울증에 빠지며 무너지는 클레어의 모습을 실감 나게 연기했다.

특히 케이트 허드슨은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평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올모스트 페이머스’(2000년) 이후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활약한 ‘로코 퀸’에서, 이번 작품으로 연기의 폭을 넓혔다. 케이트 허드슨은 이미 ‘송 썽 블루’로 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에서 아이콘상(여우주연상 부문)을 수상했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른 상태다.

영화는 꿈과 다른 현실에 고된 삶을 버티는 모든 이들을 위로한다. 크레이그 브로워 감독은 “이 영화는 음악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지탱하고 다시 움직이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인생 후반부에 찾아온 두 번째 기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송 썽 블루’는 주로 북미에서 입소문을 타며 흥행 중이다. 미국에선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에 개봉해 4주간 극장가 박스오피스 톱10 안에 들었다. 주로 예술 영화를 취급하는 배급사 포커스 피처스의 중형 예산급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내 수익만 3711만 달러로 이미 제작비(3000만달러)는 훌쩍 넘겼다.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신선도 지수는 78%, 관람객 지수는 97%에 달하며 “올해 최고의 힐링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관객 평점인 시네마스코어에서도 A 등급을 받으며 대중성을 입증했다. 국내에선 롯데시네마, 씨네Q에서 상영 중이다. 12세 관람가.





정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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