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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폭행? 장애인이 음란행위" 색동원 해명 믿은 협회

중앙일보

2026.01.26 12:00 2026.01.2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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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입소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 A씨가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담긴 ‘성폭행 의심 의사 소견’을 두고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 “장애인이 음란행위를 해서 그런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용을 폭로한 전 협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A씨는 최초 신고자를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협회는 A씨의 이러한 해명을 받아들여 이사직을 유지하다 뒤늦게 업무에서 배제했다.

26일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전 관계자 등에 따르면 A씨는 경찰의 색동원 압수수색 후인 지난해 10월 중순쯤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성폭행은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장애인이 음란행위를 해서 그런 소견이 나온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성폭행이 의심된다는 의사 소견과 피해자 진술 등이 담긴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복사본을 이사회에 내밀었다고 한다.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전경. 변민철 기자

이 협회는 회비와 국고보조금, 자체 사업 수익 등으로 장애인복지시설 지원 사업을 주로 수행한다. 전국에 있는 장애인복지시설 중 938곳(인천 53곳)이 속해 있다. A씨는 당시 이 협회 등기이사와 인천협회 협회장으로 활동했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통해 A씨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자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긴급 이사회 등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협회 전 관계자인 B씨는 “이사회가 열리기 며칠 전 협회장 등이 색동원을 먼저 방문·점검을 했었는데, 당시에도 비슷한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일정표를 제공하면서 영장에 명시된 범행 일시에 알리바이가 있다고도 주장했다”고 했다.

그는 또 인천협회 긴급 시설장 회의에서는 “시설 입소자가 2월에 머리에 긁힌 것처럼 상처가 나서 3바늘을 꿰맸다”며 “어머님이 방문해 외출했다가 입소자가 복귀하지 않아 퇴소 조치했다. 이후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는 취지로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를 받고 강력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무고죄로 고소할 생각도 있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당시 입소자 어머니는 학대를 의심하며 “CCTV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시설 측은 A씨 부재를 이유로 열람을 거부했다. 딸이 왜 다쳤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던 어머니는 곧장 퇴소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A씨는 협회 측에 이러한 사실은 빼고 본인에게 유리한 내용만 설명한 것이다.
인천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의록. 서미화 의원실 제공
퇴소 당시 상황을 담은 녹취록. 피해자 법률대리인 고은영 변호사 제공

또다른 협회 전 관계자 C씨는 “당시 A씨 해명이 부실해 업무 배제 후 무혐의가 나오면 복귀할 것을 주장했지만, 일부 이사들이 A씨 편을 들어 이사직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결국 사안을 두고 갈등을 겪은 협회 집행부 일부가 사퇴했고, A씨는 압수수색 이후에도 한 달 넘게 이사직을 유지하다 뒤늦게 업무에서 배제됐다.



경찰 “철저히 진상 규명하겠다”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자 4명을 특정하고,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조사 보고서’엔 조사에 참여한 장애인 19명이 A씨에게 성폭행 등을 당했다는 내용과 더불어, 시설 관계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도 담겼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시설장과 종사자 1명 등 2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며 “중증장애인들이다 보니 의사 표현을 잘 못 하는 한계가 있어서 시간이 걸린다. 철저하게 수사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매년 5~6월에 진행하던 전국 장애인 시설 합동점검을 예정보다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전국 장애인 시설 약 1524곳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거주시설 614곳, 단기 거주시설 168곳, 공동생활가정 742곳,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251곳 등이 포함된다. 합동점검에는 각 경찰서 성폭력 예방 담당자와 학대 예방 경찰관(APO),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 장애인 권익옹호기관과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성폭력상담소 등이 참여한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2일 색동원을 방문·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지자체와 함께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학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설은 관계 기관과 협력해 현장 점검과 감독을 추진할 방침이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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