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23년 전 한나라당 시절에도 당 대표 선거에 신도들을 동원하고 집단 당원 가입을 통해 대통령 후보를 만들어내자는 교육 자료를 제작한 정황이 파악됐다.
26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6장 분량의 ‘전국 청년회 정신교육’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천지는 2003년 4월 서청원(83)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조직적 지원과 입당 독려를 담은 문건을 만들었다. 이 문건엔 이만희 총회장과 서 전 대표와의 만남, 대표 선출 시까지 전화와 인터넷 홍보, 선출 후 전국적 입당과 대통령 후보 만들기 등 내용이 담겼다.
8선 국회의원을 지낸 서 전 대표에게 2003년 4월은 당권에 재도전한 시기다. 서 전 대표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대표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이듬해 당 대표에 다시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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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를 능가하는 조직으로”
문건엔 서 전 대표의 지지자 모임인 다음 카페 ‘청원사랑’ 가입 방법이 쓰여있다. 가입 전 주의사항엔 “회원 정보를 확인해 닉네임(인터넷 별칭)이 너무 종교적이지 않도록 바꾼다”, “시온(zion, 신천지 교리를 가르치는 센터 이름), 신천지, 새하늘, 144(12지파에 12를 곱한 수), 12(지파), 14만4000(신천지가 정한 하느님의 택함 받은 백성), 314(신천지 창립일)는 주의해야 할 단어와 숫자”라고 했다. 불량 닉네임 예시로 교리 교육센터와 144를 결합한 ‘zion114’을 들기도 했다.
전 성도를 대상으로 한 전국적 입당 계획 역시 담겨있다. 발표 자료 중 ‘대표 선출 후 계획’엔 전 성도를 대상으로 전국 227개 각 지구당에 약 50명이 입당하고, 탈종교화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홍보 및 일반인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고 돼있다. 향후 4년 뒤 ‘대통령 후보를 우리(신천지)가 만들어 내고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를 능가하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조직으로 극대화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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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된다’ 예언에 몰표”
서 전 대표는 해당 문건과 계획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16대 대선을 앞두고 이만희 총회장을 찾아간 적은 있다고 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02년 대선 때 누가 소개해줘 내가 찾아간 적은 있다”며 “신천지가 문제 있는지도 몰랐고, 신천지 신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적은 있으나 이후에 그 사람들이 세운 계획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했다.
신천지의 국민의힘과 그 전신인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 보수 정당에 대한 조직적 지원은 1997년 15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천지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이만희 총회장이 ‘이번에 이회창 총재가 된다’는 예언적 발언을 하자 신자들의 표심이 움직였고,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연이어 이회창 당시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고 했다. 이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만희 총회장이 2006년 12월 행사에 참석해 함께 한 사진과 박 전 대통령이 2008년 국회의원 시절 이 총회장에게 발송한 연하장이 공개되면서 유착설이 짙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을 앞둔 시점엔 신천지의 팀장급 간부들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정황이 있다. 서울권 신천지교회의 한 청년 간부가 2021년 8월부터 국민의힘 당비 1000원을 낸 내역이 존재한다. 지난해 신천지를 탈퇴한 한 청년은 “시몬(서울·경기북부)지파의 청년 6000명을 이끄는 청년회장은 ‘당원 가입 어려운 거 아니다. 난 민주당에도 가입했다’고 공지하면서까지 정당 가입을 독려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