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때 현역 국회의원을 최소화하는 방침을 세우고, 실제 일부 현역 의원을 공관위에서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선우 1억원 공천 헌금’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만큼 광역·기초의원 공관위 구성 때부터 혹시나 모를 시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지난 1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경기도당 공관위 구성안은 상정 직전 반려됐다. 도당 핵심 관계자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공관위원 15명 중 8명이었던 현역 의원을 4명으로 대폭 줄여 안을 올렸는데도 지역위원장 최소화 지침에 맞지 않는다며 반려당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이에 대해 “현역 의원을 빼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구성안에는 윤종군(경기 안성) 의원 등이 포함됐었다고 한다.
각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한 명씩 두는 지역위원장(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은 대부분 현역 의원이 맡는다. 그런 까닭에 22대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민주당의 서울·경기 지역위원장은 대부분이 현역 의원이다. 서울은 47명 중 34명, 경기는 60명 중 52명에 이른다. 민주당 관계자는 “수도권 공관위에 지역위원장을 배제한다는 건 곧 현역 의원 배제나 같다”고 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민주당 서울시당은 아예 ‘현역 의원 0명’ 공관위 구성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당 핵심 관계자는 “초·재선 등 현역 의원도 공관위에 포함하려 했지만 사실상 현역은 다 빼라는 중앙당의 취지를 따르기로 했다”고 했다.
강도 높은 현역 제외 방침은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연쇄 탈당과 제명으로 번진 ‘1억원 공천 헌금 수수’ 사건의 재발 방지책에 가깝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원이던 강 의원이 김경 당시 서울시의원 후보자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인 만큼 혹시나 모를 싹을 아예 자르겠다는 취지다.
의원들은 일단 공천 심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당의 목적에는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방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불만도 감지됐다. 서울 지역구 의원은 “전략 공천을 받은 소수를 제외하면 현역 의원 대부분은 자기 지역에서 밑바닥부터 닦아온 사람”이라며 “지역 상황에 가장 빠삭한 현역을 제외하는 게 공천 실무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당초 서울시당 공관위원으로 거론되다 제외된 또 다른 의원도 “현역은 다 빼고 외부인으로 채운다더라”며 “외부 인사들이 지역 내 정치 구도나 후보 관련 세평을 얼마나 파악할지 미지수”라고 했다.
이 같은 중앙당의 방침을 그대로 따르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시·도당에선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도당 관계자는 “의원 수를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여 다시 지도부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했다. 이러한 절충안은 이르면 28일 최고위에 상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