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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국민 위생 지킨 50년, 사람 중심 혁신 기업으로 진화할 것”

중앙일보

2026.01.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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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클로락스 박종현·김광호 대표

분무형 세정제 등 위생 시장 선도
안전 중점 세정·살균 제품 라인업

대규모 자동화 투자에도 고용 늘려
변화·사람 키워드로 새 비전 수립

유한클로락스 박종현(왼쪽)·김광호 공동대표. 유한의 전통과 생산 시스템을 지켜온 박 대표와 글로벌 경영 감각으로 R&D·마케팅 혁신을 이끄는 김 대표가 서로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국민 위생’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완성해가고 있다. 조인기 사진작가
대한민국 가정의 다용도실마다 한 병씩 놓여 있는 하얀 통의 파란 라벨. ‘유한락스’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인에게 단순한 세정제를 넘어 ‘안심’의 상징이었다. 1975년 설립된 유한클로락스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계승한 유한양행과 글로벌 위생 기업 미국 클로락스가 손을 잡은 이 합작법인은 이제 ‘위생의 상징’을 넘어 ‘사람 중심의 혁신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100년 기업을 향한 변곡점에서 박종현·김광호 공동대표를 만나 유한클로락스의 철학과 미래 비전을 들었다. 박 대표가 유한의 전통과 생산 시스템, 상생의 노사 문화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면, 김 대표는 글로벌 경영 감각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수평적 조직 문화를 이끌고 있다. 다음은 두 대표의 일문일답.


Q :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유한클로락스가 지난 반세기 우리 사회에 남긴 가장 큰 족적은 무엇인가.
A : ▶박종현 대표(이하 박)=창업주 홍병규 회장은 유일한 박사를 보필하며 ‘가장 좋은 제품으로 국민 위생에 기여하자’는 신념을 세웠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유한락스가 보급되며 주거 환경이 현대화됐고, 이는 국민 보건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실제로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평균 수명이 20년 연장되는 과정에서, 우리 제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감염병을 예방하며 ‘건강한 장수 시대’를 여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A : ▶김광호 대표(이하 김)=성공적인 사업 뒤에는 견고한 기업 문화가 있었다. 유한양행과 클로락스,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두 모기업이 공유하는 ‘정직(Integrity)’과 ‘올바른 일의 실천(Do the right thing)’이라는 DNA가 오늘날의 유한클로락스를 만들었다. 50년간 위생 문화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가장 큰 가치다.


Q : 향남공장 투자와 자동화 설비 구축은 100년 기업을 위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A : ▶박=코로나19팬데믹 기간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며 외주 생산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자체 생산 역량의 고도화가 필수임을 절감했다. 2028년까지 수백억 원을 투입해 품질관리 시스템, 자동화 시설, 물류 및 안전 인프라를 전면 혁신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설비 교체가 아니라 글로벌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갖춘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이다.


Q : 자동화를 추진하면서도 ‘사람을 줄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A : ▶박=기술과 사람은 상생해야 한다. 실제로 부임 당시 80명이던 임직원은 현재 100명으로 오히려 25% 늘었다. 자동화로 확보된 여력을 품질관리(QC), R&D, 환경안전(EHS) 등 전문 분야로 전진 배치했다. 고용 증대야말로 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기술 혁신이 새로운 인재 채용으로 이어지는 상생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


Q : 최근 전 임직원이 참여해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수립했다.
A : ▶박=비전은 ‘탑다운’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2년에 걸쳐 전 직원이 토론해 만든 비전이기에 강력한 추진력을 갖는다. 나는 특히 노사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퇴임 후 노조로부터 감사 영상을 받았을 때 느꼈던 그 신뢰가 현재 유한클로락스를 이끄는 동력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와 사회가 행복해진다는 믿음으로 출산 축하금 1000만원, 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 등 복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A : ▶김=비전은 구성원들이 ‘내가 만든 것’이라고 느낄 때 비로소 힘을 갖는다. 대표 취임 후 직원들과 1대 1 면담을 하며 “우리가 왜 이 회사에서 일하는가”를 물었을 때, 답이 제각각이었다. 그래서 미션과 비전을 다시 정의해야겠다고 느꼈다. ‘깨끗하고 건강한 일상을 만든다’는 미션을 전 직원이 공유하면서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이 명확해졌다.


Q :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A : ▶김=물리적 환경의 변화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꾼다. 경기도 화성 R&D센터를 과천으로 이전하고 지난 30년간 쓰던 마포 본사를 공덕동으로 옮겼다. 사무실을 열린 공간으로 꾸미고 최첨단 IT 인프라를 구축했다. 타운홀 미팅, 익명 질의 시스템을 통해 수평적 소통도 강화했다. 직원들이 자기 생각과 질문을 훨씬 자유롭게 던지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다소 보수적인 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변화’와 ‘사람’이 키워드가 됐다. 변화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이 훌륭한 문화를 갖추는 게 아니라, 좋은 문화를 가진 기업이 성과를 낸다는 걸 몸소 느끼는 요즘이다.


Q : 위생 대표기업으로서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실행 과제는 무엇인가.
A : ▶김=첫째는 사람에 대한 투자이다.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리더십과 매니저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다음은 안전과 품질이다.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 수준의 안전·품질 보증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과 내부 참여를 병행하고 있다. 셋째는 중장기 신제품 파이프라인이다. 향후 4~5년간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Q : ‘유한락스’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넘어설 차세대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A : ▶박=‘혁신적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생활위생 선도기업이 된다’는 회사 비전을 근간으로 기존 희석식 락스에서 분무형 세정제로, 염소계에서 산소계 표백제로 시장을 확장하며 패러다임을 바꿔왔다. 코로나19팬데믹 당시 세정살균티슈를 신속히 보급해 K-방역의 주역으로 활약한 것처럼, 국민에게 필요한 잠재 수요를 끝없이 발굴할 것이다.
A : ▶김=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다. ‘유한락스는 독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안전에 중점을 둔 세정·살균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센티바’ 세정티슈처럼 살균을 넘어 라벤다향으로 상쾌한 사용자 경험까지 제공하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환경을 위해 재생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확대하는 등 ESG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자인 역시 소비자들의 미감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세련되게 변신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과 더 직접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갈 계획이다.


Q : 마지막으로 100년 뒤 유한클로락스가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A : ▶박=모기업인 유한양행처럼 ‘신용의 상징’이라는 명성을 떨치고 싶다. 끈질긴 혁신으로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행복한 삶의 터전을 확장해준 기업으로 기억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A : ▶김=옳은 일을 올바르게 실천하는 진정성 있는 기업이다. 핵심가치인 ‘사람 중심, 정직, 혁신, 협력, 탁월’을 실천하며 인류의 삶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데 헌신한 기업으로 남고 싶다.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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