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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관세 25%' 다시 꺼낸 트럼프…전문가들 "쿠팡 때문일수도" 왜

중앙일보

2026.01.26 17:06 2026.01.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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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등의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자동차 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중앙일보에 “갑작스런 상황이라 내용 파악중”이라며 “실제 어떤 액션으로 이어질지 예상이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등 부품업체는 “미국 현지 생산물량을 늘려 자동차보다는 상황이 괜찮지만 관세가 현실화하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25%의 대미 관세가 적용됐을 당시, 현대차·기아는 분기별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관세 10%포인트 인상 시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3조1000억원과 2조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관세 인상이 확정될 경우 2026년 영업이익이 21~23% 하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은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방산 특사단으로 캐나다를 방문 중이고,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현재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들은 현지에서 화상회의를 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동맹국을 압박하면서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보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에 중국과 협정을 체결하면 관세를 100% 인상하겠다고 위협하거나, 그린란드 장악을 예고하며 유럽에 대해 관세위협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쿠팡문제 불만, 우회적 표현일 수도”
전문가들은 “진의파악이 우선”이라면서도 신중한 대처를 요구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시작 기한을 명시한 게 아닌 만큼, 툭 던진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국회가 소극적’이란 표현으로 미루어봤을 때 쿠팡과 디지털 플랫폼 규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대미 자동차 관세가 올라가게 되면 판매가 상승이 당연해 국내 자동차기업의 이익 측면에선 불리한 상황”이라며 “실제로 관세 25%를 물릴지 지켜봐야겠지만, 상황적인 불확실성 큰 것만으로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국회가 입법화하지 않은 무역 합의’가 어떤 건지도 논란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연 뒤, 지난해 11월 13일 정상 간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팩트시트에는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지원 또는 승인키로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14일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는데,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지난해 11월 1일)로 관세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법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김태황 교수는 “애당초 한미 양국이 상호 비준의무가 있는 조약이 아닌 팩트시트와 양해각서(MOU)로 한 것인 만큼 국회 비준만으로 문제 삼으려는 건 아닌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무역합의 이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제정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 발의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고, JD 밴스 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 방미 당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물었는데 쿠팡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통상압박 카드를 꺼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14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기아 주가 하락…“일시적 현상”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은 국내 자동차 기업의 주가 측면에서도 악재가 됐다. 이날 장개장후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최고 3.55%까지 하락했다가 오전 9시50분 현재 전일보다 1.22% 떨어진 48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기아 주가는 최고 5.99%까지 하락했다가 3.03% 떨어진 15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5% 관세부과에 대해 세부적으로 시행 일자를 지정한 게 아니라 일단은 한국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보인다”며 “올해 현대차·기아 실적 중 이익성장에 대한 기대는 절반 이상이 관세 인하에서 오는데 주가 측면에서 감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소비자가전쇼(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뒤 주가가 상승세를 보여왔는데, 임 연구원은 “휴머노이드에 대한 기대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단기적 이슈일 뿐 주가 상승세를 꺾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대로 한미 관세 협상은 이미 대통령 간 합의가 끝난 사안”이라며 “국회 절차 문제가 있다고 해도 결국 해결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했다.



고석현.남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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