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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2차 관세 폭탄…김정관 산업부 장관, 러트닉 협의 추진

중앙일보

2026.01.26 17:32 2026.01.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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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발 관세 인상 발언에 정부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미국을 보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의 협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쇼설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관세 인상 시점 등은 명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사안은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통과 지연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ㆍ미 양국은 특별법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면 그달 1일자로 소급해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고, 미국은 지난해 11월 26일 특별법이 발의된 후 실제 관세를 11월 1일자로 소급 인하했다. 김병기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특별법에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해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과 ‘한미전략투자’ 공사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논의가 시작조차 안 된 상황이다.

트럼프의 돌발 관세 인상 발언에 정부 움직임도 바빠졌다. 청와대는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통상 관련 주무부처인 산업부도 “미국의 발표에 대해 상황 파악 중”이라며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 관계 부처 대책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방위산업 협력 강화 논의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회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법의 국회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추가 관세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과 재경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관세 문제를 논의한다. 원래 예정됐던 일정이었지만 주제를 관세 대응으로 돌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도 이날 오후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문신학 산업부 차관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원화가치 약세(고환율)을 이유로 미뤄왔던 대미 투자가 속도를 낼지도 관심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에는 대미 투자 지연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의된 거래 내용에 맞춰 우리의 관세를 신속하게 인하하는 행동을 해왔다”며 “우리의 교역 파트너들도 똑같이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관세 협상에 따라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에 대한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경진 기자
그런데 최근 원화 약세에 투자 시점이 지연되는 상황이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2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0억 달러 투자를 미루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투자 대상 선정 과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투자 자금이 올해 상반기 안에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투자 규모가 5500억 달러로 큰 데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전액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이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말 러트닉 장관과 논의로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첫 번째 프로젝트를 조속히 발표할 수 있도록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7일에도 실무급 회의를 개최해 프로젝트 개발 등을 논의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간 선거 등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봐야 하는데 실제 투자는 자신의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 관세 인상을 꺼낸 것 같다”며 “특히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 등 향후 협상에서 이견이 나올 소지가 많아 향후 투자처 선정 등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압박이 필요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허 교수는 “관세를 25%로 올릴 경우 한ㆍ미 간 합의 자체가 무효화되기 때문에 실제 인상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온라인플랫폼법 등 관련 규제가 미국의 대응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익명을 원한 통상 전문가는 “온플법과 쿠팡을 겨냥한 법안 등에 대해 미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한 로비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한국의 움직임에 우려를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많이 접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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