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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소상공인 고혈로 미국 로비”…업자·소비자·시민사회 반발 확산

중앙일보

2026.01.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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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미국의 쿠팡 사태 압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거래 등 각종 불법 의혹에 휩싸인 쿠팡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소비자,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성명과 기자회견으로 잇따르고 있다. 이들 단체는 쿠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실질적 피해 보상, 정부의 엄정한 조사와 제재를 촉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7일 논평을 내고 “쿠팡의 미국 정가 로비 자금은 한국 소상공인의 고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회는 약 3370만명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과 이로 인한 이른바 ‘탈팡러시’로 입점 소상공인들이 매출 감소와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쿠팡은 이를 외면한 채 1인당 5000원 수준의 보상안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쿠팡Inc가 상장 이후 4년간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사용한 로비 자금 1075만5000달러(약 159억원)에 대해 “소상공인의 고혈을 착취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가시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법률 지원과 집단소송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도 이달 들어 국회 앞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쿠팡 규탄에 나섰다. 한상총련은 쿠팡이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과도한 수수료와 가격 압박을 입점업체에 전가하고, 자사 상품을 우대하는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수사와 제재, 규제 입법 강화를 촉구했다. 지난 23일 성명에서는 쿠팡의 대미 로비를 “비겁한 행태”로 규정하며 즉각 중단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자영업자 단체들이 쿠팡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거대 공룡 플랫폼이 된 쿠팡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자영업자들을 파트너가 아닌 수익창출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시민사회단체들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투자사들이 미국 정부에 조사와 무역 구제 조치를 요청하고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를 언급한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 단체는 정부와 국회에 외압에 굴하지 말고 엄정한 법 집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역시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쿠팡 투자사들의 대미 청원과 미국 의회의 움직임이 한국 정부의 정당한 규제와 수사를 위축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며, 독과점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들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구제와 제도 개선을 전면에 내세웠다. 소비자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연대’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쿠팡 사태를 계기로 집단소송제 도입과 피해자 입증책임 완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쿠팡이 제공한 ‘구매이용권’이 실질적 손해 배상이 아닌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으며, 한국소비자단체연합도 ‘쿠팡·SKT 개인정보유출 국민원고단’ 출범을 선언하고 집단적·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들 단체는 쿠팡 사태를 “소비자의 권리를 구조적으로 침해한 중대한 사회적 범죄”로 규정하며, 단순 보상을 넘어 기업 책임과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는 법적·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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