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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이문열·김훈·한강 거쳐간 이상문학상...올해 대상은 위수정의 ‘눈과 돌멩이’

중앙일보

2026.01.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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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위수정 작가가의 '눈과 돌멩이'가 선정됐다. 연합뉴스
" 이상이 그랬던 것처럼 시대와 불화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문학을 하는 사람의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용기 내어 세계를 바라보겠습니다. "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소설가 위수정(49)의 ‘눈과 돌멩이’가 선정됐다. 위수정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제49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 상은 작가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9년 차 소설가로, 중편소설 『fin』(2025), 소설집 『우리에게 없는 밤』(2024)과 『은의 세계』(2022) 등을 냈다.
제49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표지. 27일부터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사진 다산책방
이상문학상은 한 해 동안 국내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중 대상 1편과 우수상 5편을 선정하는 문학상이다. 1977년부터 2024년까지 문학사상이, 2025년부터는 다산북스가 주최하고 있다. 이전 수상자로는 소설가 박완서(1981년, 제5회), 이문열(1987년, 제11회), 김훈(2004년, 28회), 한강(2005년, 제29회) 등이 있다.

다산북스는 “올해부터 작품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비평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심사 주기를 조정하게 됐다”며 “올해는 2025 계간지 가을호 및 월간지 9월호까지의 발표작을 심사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 해 이상문학상은 2025년 계간지 겨울호 및 월간지 10~12월호 발표작부터 올해 계간지 가을호 및 월간지 9월호까지의 발표작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 수상작 ‘눈과 돌멩이’는 대산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웹진 ‘대산문화’ 2025년 가을호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위수정은 “지난해 문학계 동료들과 겨울 일본 여행을 다녀온 뒤, 이곳을 배경으로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하게 된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아득하여 불안하면서도 매혹적인 설경”을 본 그는 애도와 상실에 대한, 오랫동안 품은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위수정 작가는 "수진이란 인물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며 "남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이 소설의 목표였다"고 했다. 연합뉴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대학교 영화 감상 동아리에서 만나 20년간 느슨한 우정을 이어 온 세 친구 수진·재한·유미다. 이중 암 진단을 받은 수진이 자살을 택하며 재한과 유미에게 생긴 일을 그렸다. 수진의 유언은 일본의 특정 지역에 자신의 유해(遺骸)를 뿌려달라는 것. 이 유언을 마음에 남겨둔 재한과 유미는 함께 일본으로 떠난다.

위수정은 “죽은 내 친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남은 이들의 입장에서 짐작해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수진은 마냥 선한 사람도 아니고 악한 사람도 아니다. 애초에 이를 분간할 수 있는 정보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눈과 돌멩이’는 단편소설임에도 성긴 밀도로 쓰여 있다. 그는 “어쩌면 빈틈이 많아 보일 수 있는 소설의 형태가 삶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답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본심 심사위원 김형중 문학평론가 역시 “무섭다거나 아름답다고만 말하기 힘든 설경 속에 정교하게 감추어진 삶의 모호함, 거기에 한 표를 던졌다”고 평했다.

이외에도 이상문학상 우수상은 김혜진 소설가의 ‘관종들’, 성혜령 소설가의 ‘대부호’, 이민진 소설가의 ‘겨울의 윤리’, 정이현 소설가의 ‘실패담 크루’, 함윤이 소설가의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가 받게됐다. 대상 수상 작가는 5000만원, 우수상 수상 작가는 각각 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최혜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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