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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단속 책임자 교체하고 주지사 통화...지지율 하락 의식했나

중앙일보

2026.01.26 22:00 2026.01.2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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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포드 생산 센터를 방문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미 전역에서 격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단속 작전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국면 전환에 나섰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데 따른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민자 단속 방식이 폭력적이란 비판을 받아왔던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장 대신 백악관 국경 보호 및 이민 단속 총책임자 톰 호먼을 현장 책임자로 급파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오늘 밤 톰 호먼을 미네소타로 파견한다”며 “톰은 강경하지만, 공정하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고 적었다.

CNN은 호먼이 ‘국경 차르’로 불리는 등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지만 “이번 교체로 강경 전술을 잠재적으로 배제하려는 의도를 (트럼프가)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보비노 대장은 전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총격에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온 것을 두고 “피해자는 내 대원들”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팀 월즈 미국 미네소타 주지사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이민 단속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난해온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월즈 주지사와)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사실 비슷한 생각 및 관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월즈 주지사에게 호먼이 전화할 것이며, 우리가 원하는 건 미네소타에 있는 모든 범죄자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지사는 매우 정중하게 이를 이해했고 나는 가까운 미래에 그와 (또) 통화할 것이다. 호먼이 미네소타로 갈 것이라는 데에 그(월즈)는 기뻐했고 나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월즈 주지사도 성명을 내고 “이번 통화가 생산적이었다”며 “강경 진압과 관련해 주정부가 제기한 불만 사항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총격 사건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요청했고, 미네소타에 배치된 연방 요원 수도 줄여 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과도 통화했다. 프레이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현재 상황이 지속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며 “일부 연방 요원들은 곧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미국 미네소타주 시위에서 연방 요원이 시위자를 억류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유화 메시지를 내자,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미네소타 시위에 대한 입장을 완화하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이 ICE에 등을 돌리고 있음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미국 성인 1139명을 대상으로 지난 23~25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약 3%p)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8%로 집권 2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13일 이틀간 실시된 여론조사 당시 기록했던 41%보다 떨어진 수치다.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는 강경한 이민 단속이 꼽혔다. 미국인 대다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지나치다고 답했다. 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3%로 ‘지지한다’는 응답(39%)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1월 같은 조사에서 긍정 평가 48%, 부정 평가 41%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ICE 요원들의 단속이 ‘지나치다’는 응답은 58%에 육박해 ‘충분하지 않다’(12%) ‘적절하다’(26%)는 응답을 크게 상회했다. ICE 요원들의 단속이 지나치다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에선 92%, 공화당 지지층에선 20%로 갈렸지만 무당층은 10명 중 6명(63%)이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외신은 최소 수백 건, 최대 수천 건에 달하는 반(反)ICE 관련 집회가 미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건의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뿐만 아니라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서도 진행 중이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에만 ICE 요원을 비롯한 약 3000여명의 연방 요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전민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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