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지난 2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소속 의원을 겨냥해 ‘엄중 경고’를 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과 윤석열 전 대통령 사형 구형 등 논란으로 당내 파열음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은 사형을 구형받았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열심히 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마저 논리에 안 맞게 징역 23년형을 받았다”며 “우리는 왜 비겁하게 메시지 하나도 못 내느냐. 책임질 게 있으면 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한동훈 전 대표를 두고도 “대통령 탄핵도 못 막는 실력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 도중 친한계 고동진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의원총회를 떠났다. 이후 취재진을 만나 “여기는 미래가 없다.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아휴, 거지 같은”이란 표현도 썼다.
고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도중 ‘엄중 경고’를 했다. 송 원내대표는 “저는 단 한 번도 의원들에게 뭐라고 하거나 욕을 한 적이 없고, 원내대표로서 저를 위해 일한 것도 하나도 없다”며 “그런데 이번 일은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초선 의원은 “송 원내대표가 화를 그렇게 내는 건 거의 처음 봤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고 의원이 의원총회가 아닌 바깥에서 당을 비판하고 거기다가 비하성 발언까지 했으니 원내대표가 분을 참지 못했던 같다”고 했다.
분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의원총회 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 “스스로를 폄하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언행을 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하자, 고 의원이 “권성동 원내대표 때는 의원총회 안건에서 벗어난 조경태 의원 발언을 제재했는데, 이 위원장은 발언은 왜 제재하지 않는 거냐”는 취지의 반박 글을 올렸다고 한다. 고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쌍특검 대응 방향 등) 의원총회 취지와 다르게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는데도 막지 않는 지도부에게 화가 났다”고 했다.
당내 분열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자꾸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는데 친한계 의원들까지 이러니 당이 어떻게 뭉치겠느냐”라고 혀를 찼다. 하지만 친한계 의원은 “‘윤 어게인’인 이상규 위원장을 의원총회에 부른 것부터 다 판이 짜여져 있던 것 아니냐”라고 지도부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지난번 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등에서 제대로 발언하지 못한 분들을 따로 초청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