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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가 없어요”…서울 정비사업지 10곳 중 9곳 사업 난항

중앙일보

2026.01.2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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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올해 이주를 앞둔 서울 정비사업 구역 10곳 중 9곳 이상이 이주비 조달 문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 탓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구역 43곳 중에서 39곳(91%)이 정부 대출 규제로 이주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만1000가구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6ㆍ27대책과 10ㆍ15대책으로 대출한도 6억원으로 1주택자 담보인정비율(LTV)은 40%, 다주택자 LTV 0%로 제한했다. 2주택자일 경우 이주비 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이주가 지연되면 사업이 늦어지고 공사비도 오를 수밖에 없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지난해 7월부터 7개월간 20회에 걸쳐 각 조합과 조합원의 위기 상황을 파악했고 정부에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했지만, 현장의 고사 직전의 위기감에 현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 43곳 중 6ㆍ27 대책 시행일 전에 관리처분인가가 끝난 3곳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이주비 융자를 받은 1곳을 제외하면 39곳이 모두 규제 영향권에 놓였다. 재개발ㆍ재건축이 24곳(2만6200가구), 모아주택 등 소규모정비사업이 15곳(4400가구)이다.



3.1만 가구 공급 차질…대출규제 영향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이 27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비 대출에도 강남권과 강북권, 대규모 사업지와 중소규모 사업지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영향을 받는 39곳 중 8곳(5900가구)은 강남권이나 대규모 정비사업지로 시공사로부터 고금리이지만 추가 이주비 조달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곳(2만2100가구)은 강북권 등 중ㆍ소규모 정비사업장으로 시공사로부터 추가 이주비 조달이 불확실했다. 나머지 4곳(1900가구)은 모아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지로 시공사로부터 자금 조달 자체가 불가능해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실제로 중랑구 면목동의 한 모아타운 구역은 4개 조합 811명 중 1주택자 515명, 2주택자 이상 296명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는 “시공사가 신용도 하락 우려 등을 이유로 조합에 지급 보증 불가 입장을 통보하면서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주택실장은 “이주비 대출은 단순 가계대출이 아닌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비용’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패러다임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며 “민간 정비사업 위주로 주택공급을 해야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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