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협상소식통 인용 보도…젤린스키 '美와 안전보장 합의' 주장과 거리
美, 우크라에 '영토 양보 압박'…나토식 집단방위 원칙 준용 제시
"美, 우크라에 '돈바스 지역 러에 다 넘겨야 안전보장 제공'"
FT 협상소식통 인용 보도…젤린스키 '美와 안전보장 합의' 주장과 거리
美, 우크라에 '영토 양보 압박'…나토식 집단방위 원칙 준용 제시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안전보장안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정작 미국은 동부 돈바스 영토를 러시아에 완전히 넘겨야만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선(先) 영토 양보'를 종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모두 넘기는 내용을 포함할 가능성이 큰 종전안에 우크라이나가 동의하는 것을 안전보장 제공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 중인 돈바스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해야 우크라이나의 평시 군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무기 지원을 약속할 수 있다는 제안도 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지난 23∼2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3자 회담이 처음으로 열리는 등 만 4년 가까이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친 돈바스 영토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과 더불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루한스크주 전체와 도네츠크주 대부분을 러시아에 점령당했으나 도네츠크주 일부 요새 지역에서 버티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점령 중인 군사 요충지들까지 포함해 돈바스 전체를 넘기지 않으면 종전은 없다는 강경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종전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협상이 교착 중이다.
우크라이나가 사수 중인 포크로우스크, 드루즈키우카 등 약 50㎞에 걸친 '요새 벨트'까지 포함한 돈바스 전체를 내주게 됐을 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까지 곧장 진격할 고속 침공로를 얻게 된다.
러시아의 주장에 기운 미국의 입장은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서 미국의 안전보장을 지렛대로 활용해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고자 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다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담판을 통해 안전보장안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었다.
그는 이어 25일 리투아니아에서 한 기자회견에서도 "안전보장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확약"이라며 "서류는 100% 준비됐고 우리는 우리 파트너들과 서명할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고위 당국자는 FT에 "안전보장안 서명 단계에 갈 때마다 그들은 멈춘다"며 "미국이 실제로 약속을 이행할지 점점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미국이 제안했다는 안전보장의 구체적 방안을 놓고도 우크라이나에서는 과연 러시아의 재침공이 있을 때 확실한 도움의 손길이 미칠 것인지 의구심이 갖는 분위기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집단방위 원칙을 규정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헌장 제5조를 준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속적 공격'(sustained attack)이 발생하는 경우' 공동 군사 대응을 약속한다는 제안을 우크라이나에 했다.
다만 이런 약속은 우크라이나를 만족시키기에는 지나치게 모호하다고 한 소식통은 평가했다.
내달 1일 아부다비에서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3자 회담이 다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러시아로부터 모두 큰 압력을 받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소식통은 FT에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에는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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