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에 공화 의원들까지 비판 가세…트럼프, 민주 주지사에 타협 신호
'강경책 주도' 보비노 대장 떠나고 '선별 단속' 호먼 급파
트럼프 또 손바닥 뒤집듯…48시간 만에 미네소타 강공 접어
여론 악화에 공화 의원들까지 비판 가세…트럼프, 민주 주지사에 타협 신호
'강경책 주도' 보비노 대장 떠나고 '선별 단속' 호먼 급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시위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불과 48시간 만에 기존의 강경 대응 기조를 철회하고 유화책으로 급선회했다.
미국 시민인 중환자실 간호사가 연방 요원의 총격에 사망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공화당 의원들까지 비판에 가세하자 태세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급격한 심경 변화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겨울 폭풍이 몰아치던 지난 주말,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니애폴리스 사건 영상을 지켜봤다.
영상에는 37세의 백인 남성 간호사인 알렉스 프레티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이 담겼다.
사건 직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프레티가 요원들을 공격하고 총을 휘둘렀다며 이를 '국내 테러'로 규정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역시 프레티를 "암살 미수범"으로 몰아세웠고,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장은 프레티가 법 집행관들을 학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점차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결국 사건 발생 약 48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국내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미네소타 이민단속 작전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무차별적인 거리 단속 등 강경책을 주도했던 보비노 대장은 미네소타를 떠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이민정책 총괄 책임자인 '국경 차르'(border czar) 톰 호먼을 현장 책임자로 급파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호먼은 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를 선별적으로 단속하는 '표적 접근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티 사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주지사와 시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을 겨냥해 사건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린 것을 생각하면 극적인 변화다.
미국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세 전환 배경에 공화당 내부의 강력한 우려 전달이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전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TV에 나오는 끔찍한 장면들이 이민 정책의 다른 성과들을 덮어버리고 있다"며 국면 전환의 필요성을 직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커티스(유타), 수전 콜린스(메인) 등 공화당 소속 다른 상원의원들도 잇따라 우려를 표했다.
행정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도 르네 굿(지난 7일), 프레티(지난 24일) 등 미국 시민권자가 미네소타에서 연방 요원들에게 잇따라 사살당한 사건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전날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협력을 제안하며 타협의 신호를 보냈다.
이튿날 월즈 주지사와 통화에서는 "우리는 비슷한 주파수에 있다"며 화해 제스처를 취했고, 연방 요원 감축 조건 등을 제시했다.
백악관 역시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을 통해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도 미국인이 거리에서 목숨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일부 참모들의 과격한 발언과 거리를 뒀다.
WSJ은 이번 결정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관한 입장 변화 등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치고 빠지기' 패턴의 연장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놈 장관을 신임하고 있으며, 밀러 부비서실장의 입지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놈 장관을 약 2시간 동안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보비노 대장이 해임됐다는 일각의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국토안보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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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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