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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엄포도 뚫은 코스피... ‘종가 5000’ 시대 열었다

중앙일보

2026.01.27 00:56 2026.0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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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엄포에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5000선을 넘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26포인트(2.73%) 오른 5084.8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고점에서 거래를 마치며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5023.76)도 함께 경신했다.

개장 직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인상 소식이 전해지며 개장 직후 4890선까지 밀렸지만 ‘코스피 5000’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종가 기준 코스피 5000포인트를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시장은 트럼프의 발언을 특유의 ‘블러핑’(허세)으로 해석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투자자는 되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이슈에 따른 주가 조정은 단기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도 증시의 상승 엔진은 ‘반도체 투톱’이었다. SK하이닉스는 대형 수주 호재가 맞물려 8.7% 오른 80만원에 마감하며 ‘80만닉스’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도 4.87% 오른 15만9500원까지 오르며 ‘16만전자’를 목전에 뒀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날 상승분에서 두 회사의 기여도는 75%가 넘는다.

이날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각각 20만원ㆍ95만원으로 올렸다.이종욱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상반기에는 D램 가격 상승이, 하반기에는 이익 지속성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 인상 엄포를 맞은 현대차·기아는 전일 대비 각각 0.81%ㆍ1.1% 하락했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8.18포인트(1.71%) 오른 1082.59로 마감하며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경진 기자
이날 기준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20.7%로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 5000대의 안착 여부다. 상승 피로감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승세를 과열이 아닌 ‘레벨업 국면’으로 평가한다. 기술주가 부진해도 자동차ㆍ조선ㆍ방산 등으로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나는 자금 흐름도 긍정적이다. 올해 코스피 전망 상단을 6000으로 높인 키움증권은 “반도체 중심의 실적 전망 상향, (실적 대비) 낮은 주가 평가, 우호적인 외국인 수급 등이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 유동성이 사상 최고 수준인 만큼 순환매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5000을 넘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기념 행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우선은 미국발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여전한 데다, 이를 둘러싼 미 법원의 사법적 판단이 남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뉴욕 증시를 이끈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1400원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는 고환율(원화값은 저평가)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설 경우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의 자금 부담이 커진다.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증시의 '불장'이 이어지자 그간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투자자들의 ‘포모(FOMOㆍ상승장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불안)’ 심리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날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전날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코스닥150 지수의 하루 등락 폭을 2배로 추종하는 ETF)에 2749억원의 개인 순매수 자금이 몰렸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제라도 급등장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2배의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레버리지 ETF 거래를 위해서는 금융투자협회의 온라인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전날엔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며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투자자들이 ‘코스닥 3000’에 대한 정책 기대감에 편승하며 포모 심리가 극대화된 모습”이라고 짚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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