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따라 방위력 강화·적극재정 추진…'대만 유사시' 발언에 중일관계 악화
내달 8일 총선 앞두고 '퇴진' 언급하며 배수진…'與 과반' 목표 달성 가능성 커
'취임 100일' 다카이치…지지율 고공비행 속 조기총선 '시험대'
아베 따라 방위력 강화·적극재정 추진…'대만 유사시' 발언에 중일관계 악화
내달 8일 총선 앞두고 '퇴진' 언급하며 배수진…'與 과반' 목표 달성 가능성 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에서 여성 최초로 총리직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오는 28일이면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집권 자민당의 강경 보수 성향 정치인인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아베 신조 전 총리 정책을 계승해 방위력과 정보 수집 기능 강화, '책임 있는 적극재정' 등을 추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예상을 깨고 지난 23일 중의원(하원)을 해산하면서 내달 8일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다카이치 총리는 안정적 권력 기반을 바탕으로 지난 3개월간 제시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도쿄 유세에서 "일본은 더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강경보수 '유신회'와 새 연정 수립…중일 대립 속 한일관계 발전 의지
지난해 10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자민당 총재가 된 다카이치 총리는 우여곡절 끝에 집권에 성공했다.
자민당은 1999년부터 중도 보수 성향 공명당과 협력해 왔으나, 공명당이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 보수 성향을 문제시해 일부 정책의 노선 변경을 요구했고 결국 정치자금 규제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양당은 결별했다.
자민당이 국회에서 과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다카이치 총리는 새로운 연립정권 상대를 물색했고 강경 보수 야당이었던 일본유신회를 극적으로 포섭했다.
다만 유신회는 각료를 보내지 않는 형태의 연정을 고수해 자민당과 유신회의 연결 고리가 그리 튼튼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기자회견과 국회 연설에서 자신이 이끌 내각을 '결단과 전진의 내각'으로 명명하고, 향후 중점 추진 정책을 공개했다.
그는 안보 정책과 관련해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과 방위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올리는 시점을 2년 앞당겼고, 안보 정책 근간인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을 올해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다카이치 내각과 여당은 방위장비 수출 규정 대폭 완화, 자위대 대원 처우 개선, 계급 명칭 변경 등을 논의하고 있다.
나아가 핵추진 잠수함 보유, 핵무기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한 비핵 3원칙 재검토 가능성도 열어두며 이른바 '전쟁 가능 국가'로 탈바꿈하려는 의욕을 드러냈다.
또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에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휘발유세 인하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그는 엔화 약세와 장기금리 상승에도 '강한 경제'와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적극 재정'이 필요하다며 돈 풀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작년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의 반발을 초래했다.
이에 중국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금지했다. 또 일본 오키나와현 주변 해상에 항공모함을 보내고 일본 전투기를 대상으로 '레이더 조준'을 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도 고조시켰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는 정상회담을 거듭하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다졌고,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 이례적 평가에도 중의원 해산 '승부수'…與 승리시 정책 추진 탄력
다카이치 내각은 취임 직후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70%를 웃도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후 국회에서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발언한다고 평가받았고, 외교 무대에서는 환한 표정으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려 이목을 끌었다. 이에 그가 사용하는 가방, 소품 등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출범 석 달이 지난 이달까지도 60% 안팎을 유지하며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작년 연말 연정에 제2야당 국민민주당을 합류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중국이 이달 초순 희토류가 포함된 일부 물자의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하자 '전가의 보도'이자 '양날의 검'으로 일컬어지는 중의원 해산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중순 이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이후 중의원 해산 방침을 정해 여당에 통보했다.
이 결정은 4년인 중의원 임기가 반환점을 돌지 않았고 정기국회 첫날 중의원을 해산하는 것은 60년 만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를 챙기지 않는다는 일부 야당의 비판 속에서도 지난 23일 중의원을 해산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날 선거전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면서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정할 시험대에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총선이 사실상 일본 총리를 뽑는 선거라면서 목표로 정한 여당 과반 의석수 달성에 실패하면 즉각 퇴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워낙 높고,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총선 직전 결성한 '중도개혁 연합'의 인기가 높지 않아 자민당과 유신회가 과반 의석수를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의원 의석수는 465석이며, 회파(會派·의원 그룹) 기준으로 자민당과 유신회는 이미 233석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의석수를 30석 정도 더 늘리면 사실상 중의원 운영을 장악할 수 있게 돼 다카이치표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도쿄 유세에서 "정책과 정권의 틀이 바뀌었다"며 "국민 신임을 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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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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